대전예지중고 비상대책위원회, 대전교육청서 폐교 반대 시위
대전 충청권 첫 학령인정 평생교육시설로 최근 파산선고 받아
평균 60세 이상 만학도들, 교육기본권·교직원 고용 승계 강조

최근 파산이 선고된 대전예지중고 재학생들과 동문들이 25일 대전시교육청 앞에서 폐교 반대 시위를 벌이고 있다. 사진=최윤서 기자
최근 파산이 선고된 대전예지중고 재학생들과 동문들이 25일 대전시교육청 앞에서 폐교 반대 시위를 벌이고 있다. 사진=최윤서 기자

[충청투데이 최윤서 기자] <속보>=파산이 선고 된 대전예지중·고등학교가 내년도부터 신입생 모집을 중단하며 만학도 할머니들이 거리로 나왔다. <지난 8월 2일자 5면 보도>

25일 대전예지중고 비상대책위원회(이히 비대위)는 대전시교육청 정문 앞에서 폐교 반대 시위를 진행했다.

이날 200명 이상의 만학도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거리에 앉아 신입생 모집 중단을 반대하며 배움을 지속할 수 있게 해달라고 호소했다.

이들은 대전예지중고 재학생 및 총동창회 회원들로 구성돼 있다.

대전예지중고는 평균 60살이 넘는 만학도들에게 중·고등학교 과정을 가르치는 대전 충청권 첫 학령인정 평생교육시설이다.

최근 법원으로부터 파산 선고를 받은 대전예지중고는 당장 내년부터 신입생 모집 중단할 예정이다.

이로 인해 예지고등학교 입학이 불가능해진 현 중학교 3학년 재학생들은 다른 시설을 이용해야 한다.

비대위는 “근거리 배정 원칙에 따라 유성, 서구, 세종에 거주하는 학생들을 위해 서구지역의 학교는 존속돼야 한다”며 “이들을 최대 3배가량 멀리 떨어진 학교에 배정하는 것은 행정편의주의적 태도”라고 비판했다.

이어 “인간다운 교육 기본권은 허리 구부정한 노인들에게 동일하게 적용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교직원의 고용 승계도 강조했다.

비대위는 “예지중고 교직원들이 우리와 끝까지 함께 해야 진정한 학습권이 보장된다고 믿는다”며 “우리는 지팡이 집고, 난간에 기대어 계단을 오르더라도 까막눈인 우리를 존중해 준 현재 선생님들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서구에도 예지중고 같은 평생교육시설이 꼭 필요하다”며 “예지중고는 568명의 만학도들에게 행복한 배움터다. 배움의 한을 풀고 학업에 끝까지 정진할 수 있도록 교육감의 결단이 요구된다”고 덧붙였다.

한편 대전예지중고는 1997년 문을 연 이후 27년 동안 5800여 명의 만학도들에게 배움의 기회를 제공해 왔다.

지난 2019년 학내 갈등으로 파면된 교사 12명이 법원으로부터 부당해고를 인정받아 복직 결정을 받았다.

하지만 재단은 이를 이행하지 않았고 밀린 임금 16억원을 지급받지 못한 해직 교사들이 파산을 신청했다.

최윤서 기자 cys@cctoday.co.kr

저작권자 © 충청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