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대구·부산점은 정책서 제외
수량 제한 두고 여전히 판매 지속
지역서점 상생 대대적 홍보 무색

교보문고 대전점. 한강 작가의 도서를 전면 중단한 다른 지점과 달리 구매가 가능하다. 사진=최윤서 기자
교보문고 대전점. 한강 작가의 도서를 전면 중단한 다른 지점과 달리 구매가 가능하다. 사진=최윤서 기자

[충청투데이 최윤서 기자] <속보>=지역서점과의 상생을 위해 한강 책 판매를 일시 중단하기로 한 교보문고가 일부 지점에선 정상 판매하며 ‘보여주기식 정책’으로 뭇매를 맞고 있다. <지난 16일자 1·3면 보도>

특히 정책에서 제외된 대전, 대구, 부산점의 경우 비수도권 대표 거점으로 지역서점간 상생이 무엇보다 필요한 지점이라 비판의 목소리는 계속될 전망이다.

22일 교보문고는 이달 말까지 한강작가의 도서 판매를 전면 중단하겠다고 발표했다.

최근 한국서점조합연합회는 도매업을 병행하는 교보문고의 불공정 거래를 강하게 지적하고 나선 바 있다.

온라인이나 대형서점의 경우엔 출판사와 직거래하고 있어 주로 도매상을 이용하는 지역서점에 비해 많은 수량의 책을 확보할 수 있다.

그런데 교보문고는 유일하게 지역 서점과 경쟁하는 소매업체인 동시에 서점들에 책을 공급하는 공급업체이기도 해 다른 서점보다 물량 확보가 더욱 용이하다.

그러다 한강의 노벨상 수상 이후 도서 주문이 폭주하자 고의적으로 자사 유통 서비스의 주문을 막아 지역서점들이 제대로 공급을 받지 못했다는 문제가 제기된 것.

교보문고는 이에 대한 조치로 34개 매장 중 26개 매장에서 한강작가의 도서 판매를 일시적으로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또 이 기간 입고된 도서는 지역서점에 우선 공급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하지만 대전, 대구, 부산점 등 8개 지점은 전면 중단이 아닌 수량 제한을 두고 있어 여전히 판매가 계속되고 있다.

지역서점 상생을 위해 전면 중단하겠다고 대대적인 홍보에 나선 것과는 달리 대전 등 일부 지점은 분위기가 다른 이유다.

실제 교보문고 대전지점을 가보니 “한강 작가의 도서 판매를 한시적으로 수량 제한 판매한다”는 내용의 안내문이 설치, 한강 특별전 코너에는 구매 가능한 한강 도서들이 다수 비치돼 있었다.

1인당 구매 개수가 제한된 것도 아니라 원하는 고객은 비치된 책 중에서 다량을 구매할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대전지역 서점업계는 책 1권도 아쉬운 지역서점 입장에선 이 같은 차등 정책은 실효성을 거두기 어렵다고 호소한다.

김영주 대전시서점연합회 회장은 “완전히 눈 가리고 아웅 식 정책이다. 아예 안 팔아야 그 수요가 지역서점으로 갈 텐데 일부 지점에선 또 판매하겠다는게 도무지 납득이 되질 않는다”며 “특히 대전, 대구, 부산은 비수도권 중에서도 도서 거래량이 많은 대표 거점지다. 이 지점들을 제외시킨 건 지역서점 상생이라는 정책 취지에 어긋날 수밖에 없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에 교보문고 본사 관계자는 “지역 거점별로 주요 매장 한 군데씩은 기본 서비스를 제공하는 차원에서 제외시켰고 경기, 충청, 경북, 경남 권역에 총 2000권으로 한정 판매하고 있다”고 답했다.

최윤서 기자 cys@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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