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춧값 인상에 자영업자 부담 높아
"김치 뺄 수도 없어, 감당하기 어렵"

지난달 폭염으로 인해 채소류 가격이 급등한 가운데 24일 대전 유성구 노은농수산물도매시장에 채소들이 진열되어 있다. 김주형 기자 kjh2667_@cctoday.co.kr
지난달 폭염으로 인해 채소류 가격이 급등한 가운데 24일 대전 유성구 노은농수산물도매시장에 채소들이 진열되어 있다. 김주형 기자 kjh2667_@cctoday.co.kr

[충청투데이 강승구 기자] 배추 가격이 고공 행진을 이어가자 지역 외식업계의 근심이 깊어지고 있다.

치솟은 배춧값에 김치를 직접 담그는 상인들의 부담이 커지는 가운데, 일각에선 배추 가격이 지금 같은 수준으로 당분간 유지할 거란 전망도 나온다.

27일 지역 유통업계에 따르면 치솟는 배춧값에 소상공인의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배추 한 포기 평균 소매 가격이 1만원에 육박하고, 길어지는 고물가 여파까지 더해지며 상인들은 이중고를 겪고 있다.

대전 유성구에서 백반집을 운영하는 이모(60) 씨는 “김치를 항상 직접 담가서 반찬이나 김치찌개에 나가는 걸 고집해 왔는데, 가게를 운영하면서 처음으로 중국산 김치 2박스를 구매했다”며 “배춧값이 2배 가까이 올라버리니까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하소연했다.

가게 메뉴에서 배추를 뺄 수 없는 식당들은 울상이다.

반찬 가게를 운영하는 전 모(60) 씨도 “비싼 가격임에도 과거에 비해 배추가 속이 차지 않고, 단맛도 별로 없어서 걱정이다. 가격도 가격이지만 반찬 가게다 보니 김치를 뺄 수도 없어서 걱정”이라고 말했다.

이에 정부는 배추 가격 안정을 위해 중국산 배추 초도물량 16톤을 국내 반입하면서 총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안정세에 접어들기까지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농산물유통정보에 따르면 배추 1포기 소매가격은 27일 기준 9963원으로 지난해 6193원보다 60.87% 상승했다.

같은 날 대전오정농수산물 도매시장에서는 고랭지 배추 10kg 그물망을 2만 7600원까지 거래됐다.

지난해 같은 기준으로 1만 9200원까지 거래됐던 것을 감안하면 43.75% 증가한 것이다.

업게는 이번 배춧값 상승의 원인으로 ‘올여름 폭염’이 꼽고 있다.

고랭지 배추의 주 생산지인 강원 지역 기온이 높았기 때문이다.

배추는 적정 생육온도가 18~20도지만, 올 여름철 강원도 고랭지 지역이 고온을 기록하면서 작황에 타격을 입었다.

최근 배추 출하 물량이 늘어나면서 가격이 소폭 떨어지고 있지만, 배춧값이 지금과 비슷한 수준으로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전망했다.

지역 도매시장의 한 경매사는 “최근에 날씨가 서늘해지고 작업량도 늘어나면서, 출하량이 증가해 배추가격이 소폭 떨어지고 있다”면서도 “예년보다 가격이 올랐지만 당분간 배춧값이 비슷한 추이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강승구 기자 artsvc3@cctoday.co.kr

저작권자 © 충청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