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보이스피싱. 충청투데이 DB
보이스피싱. 충청투데이 DB

보이스피싱과 문자사기 범죄는 이미 일상에 만연해 있지만, 여전히 근절되지 않고 서민에게 막대한 피해를 주는 ‘패악’이다. 사기 수법은 날로 진화하고 고도화하면서 개인정보 탈취를 비롯해 큰 금전적인 피해를 남긴다. 추석 명절을 앞두고 어수선한 분위기 속 피해가 확산할 걱정이 커 보다 꼼꼼히 살펴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나 정부와 사법당국은 날로 신출귀몰해지는 피싱 범죄를 여전히 따라잡지 못하고 시민 예방에만 의존하는 경향이 있는 만큼 적극적이고 신속한 대응책 마련이 절실하다.

최근 경찰청이 공개한 문자사기 신고 및 차단 현황을 보면 2022년부터 올 상반기(8월)까지 공공기관 사칭 유형이 116만여건으로 전체 71%에 달했다. 청첩장이나 부고 등 지인 사칭형도 27만여건으로 매년 증가세며, 주식과 가상자산 투자 유도, 상품권 지급 등의 유형도 2만여건에 이른다. 올 상반기에만 확인된 문자사기 건수는 2022년과 2023년 전체 건수의 2배 이상을 넘고 있다.

그간 수사당국의 보이스피싱 근절대책 추진으로 지난해 피해가 감소세로 돌아섰으나, 올 상반기 들어 다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경찰청 집계 결과, 올 1~5월 보이스피싱 피해액은 2563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0%가량 증가했다. 사기수법이 교묘해지면서 과거와 비교해 20~30대 연령대의 피해도 큰 폭으로 늘어난 사실도 눈 여겨 봐야 한다. 특히 지난해 금융회사에서 발생한 보이스피싱 피해액(1965억원) 중 은행권 피해액이 전체의 72.1%에 차자한다는 점에서 은행들의 철저한 대비도 시급하다.

공공기관 사칭 피해 증가로 주요 기관들의 문자를 통한 ‘URL 링크’ 전송 사례는 줄었으나, 여전히 사기업 등 민간영역의 경우 개선이 필요하다. 국민의 예방 수칙에만 기댈 것이 아니라 공공 및 민간에 이르기까지 피해를 줄이기 위한 노력에 적극 동참해야 한다. 최근 13년 만에 사기범죄를 엄벌하는 양형기준 손질이 진행 중이라고 한다. 피싱 범죄는 피해자들을 죽음으로 내모는 악랄한 범죄이며, 일벌백계하는 사법문화 구현도 피해를 줄이는 예방책이란 점도 반드시 주지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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