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5년까지 양자소부장 기업 천개 유치 목표
정부 ‘딥테크 스케일업 밸리 육성 사업’ 본격 추진
대덕퀀텀밸리 중심으로 양자비즈니스 생태계 조성
대전시, 우수한 연구 인프라·기관·전문 인력 집약
양자컴퓨팅 소부장 스케일업 밸리 협의체 출범
표준연·LG전자·파스칼 등 총 34개 기관 참여
양자소부장 국산화로 글로벌 시장 진출 가속화
[충청투데이 이심건 기자] 전 세계적으로 양자과학기술을 둘러싼 경쟁이 가속화되고 있다. 각국은 양자기술 상용화가 예상되는 2030년을 목표로 막대한 투자와 정책적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대한민국 역시 지난해 ‘양자과학기술 대도약 원년’을 선포하며, 2035년 양자경제 전환을 목표로 양자기술 발전을 위한 전략적 과제를 제시했다.
양자기술산업법 제정과 같은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며 본격적인 양자컴퓨터 개발에 착수한 것이다. 이런 가운데, 대전시의 공격·전략적 움직임이 큰 주목을 끌고 있다.
◆대전시, 양자컴퓨팅 소부장 육성 프로젝트 착수
대전시가 정부의 ‘딥테크 스케일업 밸리 육성 사업’으로 선정된 ‘양자컴퓨팅 양자전환 스케일업 밸리 구축 사업’을 본격 추진한다.
대덕퀀텀밸리를 중심으로 양자컴퓨터의 소재·부품·장비(이하 소부장) 관련 기업을 지원해 양자전환을 선도하고, 세계적인 유니콘 기업을 육성하는 게 목표다.
양자소부장 및 양자허브(Q-Hub)를 구축해 대덕퀀텀밸리의 양자비즈니스 생태계를 조성하고, 양자전환을 통해 국내 기업들의 사업 확장과 글로벌 시장 진출을 돕겠다는 구상이다.
양자전환은 기존 기술을 양자컴퓨터에 적용하는 것을 의미하며, 이는 미래 산업의 경쟁력을 좌우할 핵심 요소로 꼽힌다.
우리나라는 현재 양자컴퓨터 관련 주요 부품의 95%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어 신속한 양자전환이 시급한 상황이다.
◆2035년까지 양자산업 선도 목표
시는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2035년까지 양자소부장 기업 1000개를 유치하고, 3개의 유니콘 기업을 상장시키며 글로벌 시장 점유율 10%를 달성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위해 시는 올해부터 딥테크 스케일업 밸리 육성 사업을 시작으로 퀀텀밸리 구축(2025년), 양자전환 사업화(2026년), 글로벌 공급망 진입(2027년) 등 단계적 성장을 계획하고 있다.
이 사업은 양자공통기반 기술 스케일업, 양자전환 생산기술 개발, 양자허브 지원사업, 양자비즈니스 스케일업, 양자 인프라 생태계 조성 등 5개 주요 과제를 중심으로 진행된다.
이와 같은 종합적이고 전방위적인 지원을 통해 시는 양자산업의 글로벌 중심지로 도약하기 위한 초석을 마련하고 있다.
◆대전, 양자산업의 중심지로 자리매김
대전이 양자컴퓨팅 분야에서 주목받는 이유는 지역 내 우수한 연구 인프라와 전문 인력이 집약돼 있기 때문이다.
대전에는 전국 양자 연구 핵심기관 9곳 중 8곳이 위치해 있으며, 양자과학기술 분야에서 활동하는 전문가의 절반 이상이 이 지역에 집중돼 있다.
또 시는 지난 6월 전국 최초로 양자산업 육성과 지원을 위한 법적 근거를 마련하며, 양자과학기술 육성을 위한 선제적인 정책적 대응력을 보여주고 있다.
올해 초, 시는 한국표준과학연구원(이하 표준연)과 협력해 ‘양자컴퓨팅 소부장 스케일업 밸리 협의체’를 출범시켰다.
이 협의체는 대전을 중심으로 한 양자 산업 생태계를 구축하고, 기술 연구부터 상용화까지 전 과정에서 상호 협력할 수 있는 체계를 마련하는 임무를 수행한다.
이 협의체에는 시, 표준연, LG전자, 파스칼(PASQAL), 콴델라(Quandela) 등 국내외 수요기업을 포함한 총 34개 기관이 참여하고 있으며, 이들은 대전에서 양자기술과 인력, 자본을 집중시켜 양자산업의 선순환 생태계를 조성하는 데 힘을 모으고 있다.
◆대전의 양자산업 도약 준비 완료
시가 이번 사업을 통해 양자산업의 중심지로 도약할 수 있는 이유는, 양자과학기술 분야에서 오랜 역사를 가진 연구기관들과의 협력에 있다.
시는 한국과학기술원(KAIST)과 함께 지난 5월 총사업비 451억원에 달하는 개방형 양자공정 인프라(양자팹) 구축 사업을 유치했다.
또 지난 4월 양자과학기술 발전과 양자산업 생태계 조성을 위한 공동사업 추진을 위해 양자산업 관련 9개 핵심 기관과 ‘대덕퀀텀밸리 조성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특히 이번 딥테크 스케일업 밸리 육성 사업의 주관기관인 표준연은 대한민국 최초로 초전도 기반 양자컴퓨팅 시스템을 개발한 대표적인 양자 연구기관으로,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함께 2026년까지 490억원의 예산이 투입되는 양자컴퓨팅 인프라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표준연은 올해 초 자체 기술로 개발한 20큐비트급 양자컴퓨터 시연에 성공했으며, 2026년까지 50큐비트급 양자컴퓨터를 구현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대한민국, 양자경제 도약을 위한 기반 마련
양자컴퓨팅 기술은 기존 디지털 컴퓨터의 한계를 뛰어넘는 차세대 기술로 평가받고 있다.
반도체, 통신, 광학 등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양자전환을 통해 기존 기술을 업그레이드하고, 새로운 시장을 선점하는 것이 필요하다.
양자정보기술 백서(2023)에 따르면, 양자컴퓨팅 기술 수요 산업은 매우 광범위하며, 향후 7년간 최소 9.8%에서 최대 35.6%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와 시가 추진하는 ‘양자컴퓨팅 양자전환 스케일업 밸리 사업’은 한국이 글로벌 양자경제의 중심으로 도약할 수 있는 핵심 프로젝트로 평가받고 있다.
2028년부터 2031년까지의 2단계 발전전략인 ‘양자컴퓨팅 시스템 및 서비스 국산화’의 실현을 위해 이번 양자컴퓨팅 양자전환 스케일업 밸리 조성은 필수적이다.
다만 우리나라의 양자컴퓨팅 기술은 여전히 미국, 중국, 일본에 비해 뒤처져 있으며, 부품의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만큼, 양자소부장 국산화가 시급한 과제로 남아 있다.
김우연 대전테크노파크 원장은 "본격적인 양자컴퓨팅 시대를 준비하기 위해 관련 기술을 뒷받침할 소부장 생태계 구축은 반드시 필요하다"며 "대전TP는 이번 사업 참여기관으로서 Q-인프라 생태계 조성 사업은 물론 협의체와의 원활한 소통과 협력을 통해 양자컴퓨팅 산업의 기초 기술 개발과 상용화를 가속화하는데 힘쓰겠다"고 말했다.
이심건 기자 beotkkot@cctoday.co.kr
[충청투데이 조사무엘 기자] "대전, 양자 기술로 세계 선도할 기회… 지역 협력과 양자전환이 핵심"
강노원 한국표준과학연구원 성과정책전략본부장
대전시-표준연, 과학 인프라·양자기술력 협력
표준연, 20큐비트급 초전도 양자컴퓨터 시연
2027년 50큐비트급 양자컴퓨터 구현 목표
市 기술·인력·자본 집적해 개발·공급망 확보
양자컴퓨팅 소부장 스케일업 밸리 구축 구상
"대전의 과학 인프라와 표준연의 양자기술력이 하나로 응집된 지금, 양자컴퓨터 분야에서 세계를 선도할 수 있는 ‘양자기술 선도 국가’로의 역동적인 도약을 기대해 봅니다"
강노원 한국표준과학연구원 성과정책본부장에게 국내 양자 기술의 장래에 대해 묻자, 돌아온 답변이다.
양자기술, 그중에서도 양자컴퓨터는 양자AI, 금융서비스, 사이버 보안, 바이오, 군사기술 등 다양한 분야에서 파괴적인 혁신을 가져올 것으로 전망되는 미래 핵심 기술로 꼽힌다.
이러한 흐름 속 표준연은 지난 1월 자체 기술로 개발한 20큐비트급 초전도 양자컴퓨터를 시연했다. 2027년까지는 50큐비트급 양자컴퓨터를 구현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등 국내 양자컴퓨터 개발의 중심축 역할을 맡고 있다.
강노원 본부장은 "양자산업은 더 이상 단순한 개발이 아닌 국가의 미래를 좌우할 수 있는 중요한 요소"라며 "국가적으로도 꼭 해야 할 일이자 더 이상 놓쳐서는 안 되는 영역"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양자컴퓨터 구현에 있어서 부품 수급과 인력 문제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다는 게 큰 부담이다.
강 본부장은 "현재 양자컴퓨터 부품의 약 95%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으나 부품들이 전략 물자로 분류되면서 수입이 어려워지고 있다"며 "또 국내에서 양자분야가 이슈화된 지도 오래되지 않았고, 눈에 띄는 성과가 없다 보니 유입되는 인력 역시 현저히 부족한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독자적인 소부장(소재·부품·장비) 기술개발과 공급망 확보의 필요성이 제기되는 상황 속, 대전시와 손을 잡았다.
대전 내 기술·인력·자본을 집적해 기업 투자부터 기초연구, 개발과 상용화까지 상호 협력하는 선순환 생태계인 ‘양자컴퓨팅 소부장 스케일업 밸리’를 구축하겠다는 구상이다.
그는 "양자기술을 선도하기 위해서는 지역 내 연구기관, 산업체, 투자자 그리고 이들의 관계를 이어줄 지자체의 긴밀한 협력과 지속적인 투자가 필요하다"며 "이러한 노력이 곧 퀀텀 밸리라는 열매를 맺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여기에 ‘양자전환’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양자컴퓨터 부품의 70% 가량이 기존 산업에서 사용하던 기술을 활용해 개발되는 만큼, 이미 국내에서 우수한 성과를 거둔 반도체, 통신, 광학 분야 등 기존의 소부장 산업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아울러 인력에도 양자전환의 필요성을 제기하며, 인력 유입을 위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강 본부장은 "양자컴퓨터는 기존 기술이 과반수를 차지 하는 만큼, 기존의 우수한 연구 인력들이 유입된다면 연구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며 "개인의 이득보다 기관이나 조직의 임무를 완수한다는 사명감을 고취 시키는 등 연구 인력들을 양자분야로 유입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조사무엘 기자 samuel@cctoday.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