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김태흠 충남지사가 지난 26일 충남 지천댐 건설(안)과 관련 지역민들과 논의하기 위해 청양문예회관을 방문했지만, 제대로 된 대화조차 하지 못했다. 댐 건설을 반대하는 일부 지역민과 시민사회단체들이 회의장으로 난입해 고성과 야유를 보내면서 행사 진행이 정상적으로 진행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다음 날인 27일에는 환경부가 같은 장소에서 댐 건설 관련 주민설명회를 열기로 했지만, 행사 전 반대 측이 행사장을 점거해 결국 무산됐다.
물론, 댐 건설로 인해 우려되는 환경 문제나 수몰지역 발생 및 그에 따른 피해, 지역 사회의 권익 보호 등을 주장하는 일부 주민들과 시민사회단체들의 목소리는 분명히 중요하다. 그러나 댐 건설에 대한 진지한 대화나 소통도 하기 전에 귀부터 닫은 무조건적인 반대를 앞세우고 과격한 방법까지 동원한다면 반대 측의 정당한 주장조차 공감을 얻기 어려워질 수 있다. 이 같은 시위 방식은 문제 해결보다는 갈등을 심화시키고, 사회적 불안을 야기할 뿐이다.
지천댐 건설 문제는 단순한 찬반 논리에 국한되지 않는다. 청양도민의 삶과 직결된 것은 물론 충남 전체의 경제 발전과 환경 등 다양한 요소가 얽혀 있다. 이 때문에 다각적인 접근과 충분한 논의를 통해 청양과 충남의 미래를 위한 최선의 선택이 무엇인지에 대해 진지한 논의가 반드시 필요하다. 우려점은 논의 초기 단계부터 표출되는 일부의 무리한 요구나 과격한 행동은 사회적 합의 도출을 가로막는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대화와 협상은 상생을 위한 최선의 도구이다. 이해 당사자들이 머리를 맞대고 솔직한 대화를 나눌 때 갈등은 해결된다. 이런 대화는 형식과 형태에 얽매지 말아야 한다. 수십 번이 모자란다면 수백 번을 해도 무방하다. 제한 시간을 둘 필요도 없다. 충남과 청양을 위한 최선의 선택을 해야 한다는 목적을 위한 노력과 과정이라면 충분하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서로의 목소리에 귀를 닫고 자신들의 주장만 외치는 극단적 대립이 아닌 상생과 협력의 지혜다. 댐 건설 문제에 대해 모든 이해당사자가 열린 마음으로 대화에 나서야 한다. 정부와 충남도, 지역 주민, 시민사회단체 등 모두가 한 자리에 모여 충남의 미래를 향한 지혜로운 대화를 시작할 때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