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천댐 건설논쟁]
반대위 단상 점거… 진행 막아
환경부 관계자에게 달려들기도
강압적 반대 아닌 토론·소통 필요
주민 “질문 못해… 민주 협의 필요”

환경부는 27일 부여군 은산면 체육센터에서 ‘지천 기후대응댐 후보지(안) 주민설명회’를 개최했다. 사진=권혁조 기자.
환경부는 27일 부여군 은산면 체육센터에서 ‘지천 기후대응댐 후보지(안) 주민설명회’를 개최했다. 사진=권혁조 기자.

[충청투데이 김지현 기자] 충남 청양 지천댐 건설을 두고 논쟁이 과열되는 가운데, ‘청양 도민과의 대화’에 이어 환경부의 청양 주민설명회도 지천댐반대대책위원회(이하 반대위)의 욕설과 고성 속에 무산됐다.

일각에선 무조건적이고 강압적인 반대가 아닌 논리적인 찬반 토론이나 소통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27일 청양문화예술회관에서 예정돼 있던 환경부의 지천댐 후보지 주민설명회가 반대위 관계자들의 반대에 부딪혀 열리지 못했다.

반대위는 이날 "환경부는 물러가라"를 구호와 함께 설명회 단상을 점거하고 진행을 막았다.

일부 반대위 관계자들은 욕설과 고성을 내뱉으며 환경부 관계자에게 달려드는 등 난동을 부리기도 했다.

결국 이날 오전 10시에 예정돼 있던 설명회는 오전 10시 30분경 시작도 하지 못하고 끝났다.

설명회를 위해 청양을 찾은 박재현 환경부 물관리정책실장은 "지천댐이 어떤 댐인지를 설명할 수 있는 기회를 갖지 못했다"며 "아직 댐 건설이 확정된 것도 아니다. 충분히 이야기를 들으면서 대화하는 시간을 가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청양 설명회가 파행된 이후 반대위 일부 관계자들은 충남 부여 은산면체육회관에서 진행된 환경부의 부여 주민설명회를 찾아 입장을 제지하는 경찰과 마찰을 빚기도 했다.

앞서 26일에는 반대 주민들에 의해 청양 도민과의 대화가 아수라장이 됐다.

반대위 관계자들은 도민과의 대화를 위해 청양을 찾은 김태흠 충남지사가 ‘댐 건설에 찬성했다’는 이유로 야유를 보내며 행사 진행을 방해했다.

일부 지역 주민들은 "지천댐 반대 때문에 행사가 제대로 진행되지 못했다"고 아쉬움의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이처럼 지천댐에 대한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입장을 들을 수 있는 행사가 파행을 거듭하자 일각에선 소통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강압적인 분위기를 조성하며 욕설과 고성으로 하는 반대가 아닌 대화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익명을 요청한 한 청양주민은 "댐 건설에 대해 자세한 이야기를 듣고 싶어 질문까지 정리해 왔는데 설명회가 파행되면서 댐 건설 관련 질문조차 하지 못했다"며 "무조건적인 반대가 아닌 민주적 토론과 협의의 과정이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한편 청양 지천댐은 환경부가 지난달 30일 공개한 기후대응댐 후보지 14곳 중 한 곳으로, 청양 장평면과 부여 은산면 일원 저수 용량 5900만㎥ 규모다.

충남도는 "효율적인 수자원 관리와 청양의 미래 먹거리를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한 사업"이라며 지천댐 건설에 찬성 입장을 낸 바 있다.

김지현 기자 wlgusk1223k@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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