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지난 9일부터 17일까지 9일간 중앙로 일원 대전역∼옛 충남도청 구간(1㎞)과 인근 원도심에서 펼쳐진 ‘0시 축제’가 막을 내렸다. 올해 2회째를 맞는 축제에 지난해 관람객보다 두 배 이상 많은 200만명이 넘는 방문객이 다녀갔다고 한다. 관람객을 끌어 모으는 데 일단 성공한 셈이다. 이렇게 많은 인파가 모였음에도 큰 사건사고 없이 축제를 무난히 치른 건 평가받을 일이다. 대전시의 준비가 빚을 발했다. 우리는 축제 개막 전부터 교통과 안전사고 문제를 꾸준히 제기한 바 있다.
대전시는 0시 축제를 안전사고, 쓰레기, 바가지요금 없는 ‘3無 축제’로 기획했다. 아무리 축제를 훌륭히 치러도 사고가 발생하면 흥행이 반감되기 마련이다. 0시 축제는 한여름 도심 한복판에서 열린다. 축제는 전례 없는 폭염 속에서 이어졌다. 하지만 안전사고나 식중독사고는 보고되지 않았다. 쓰레기 없는 축제는 모든 축제가 지향해야 할 지점이다. 대전시는 쓰레기를 줄이기 위해 1회용품 사용을 억제했다. 대신 다회용 그릇 13종, 87만여 개를 준비했다. 사용한 다회용기는 당일 회수해 고온· 세척·살균 과정을 거쳐 제공급이 이뤄졌다. 이렇게 해서 1회용 플라스틱 용기 등 폐기물 7톤을 줄일 수 있었다고 한다. 이쯤 되면 친환경 축제라고해도 손색이 없다.
바가지요금 때문에 축제의 체면을 구기는 경우가 왕왕 있다. 방문객들이 바가지요금으로 기분을 상했다는 소리를 들어보지 못했다. 물론 큰 행사를 치르다보면 여러 문제점이 도출되기 마련이다. 중앙로 1㎞ 구간이 전면 통제되면서 이 구간을 이용하는 장애인, 노인 등 교통약자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고 한다. 자영업자들의 매출에도 희비가 엇갈렸다.
대전시는 0시 축제를 영국의 에든버러축제와 같은 세계적인 축제로 키운다는 야심찬 계획이다. 세계인들의 사랑을 받는 에든버러축제는 1947년, 일본의 삿포로 눈축제는 1950년부터 열리고 있다. 여기에 비하면 0시 축제는 이제 막 걸음마 단계다. 이제 0시 축제를 면밀히 분석할 시간이다. 세계적인 축제와 견줘 부족한 점, 개선해야 할 점은 무엇인지 명확히 파악해야 한다. 그 바탕위에 내년에는 한 단계 성숙한 축제를 선보이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