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대전얼음공장 가보니
과거 5-6곳 있었지만 현재는 2-3곳 뿐
하루 2.8t 생산… 냉동창고 임대 겸업
[충청투데이 박현석 기자] 낮 기온이 34도를 오르내리는 폭염이 기승을 부린 5일 오전 11시경, 대전의 한 얼음공장 찾아가 보니 입구에서부터 요란한 굉음이 귓전을 때렸다.
공장 한편에 우뚝하게 자리 잡은 거대한 냉동 기계가 2살 아이 주먹 크기 정도의 불규칙한 얼음을 쉴 새 없이 만들어내고 있었다.
시원한 냉기를 뿜는 얼음들은 1분도 안돼서 마대 자루를 가득 채웠고 지게차에 곧장 실려 쉴 새 없이 냉동고로 향했다.
이렇게 순식간에 400~500kg의 얼음들이 만들어지고 있었다.
냉동창고에 잠시 보관 중인 얼음들은 대형마트나 시장 수산물 매대 등으로 보내져 한 여름 수산물의 신선도 유지에 쓰인다고 귀띔했다.
이처럼 폭증하는 얼음 수요를 맞추느라 대전의 얼음 공장 근로자들의 손길은 그 어느 때보다 바쁜 상황이다.
불과 5~6년 전만 해도 지역 내 얼음공장은 약 5~6곳이었지만 코로나19와 얼음 정수기 등 가정용 제빙기의 보급으로 인해 현재 2~3군데만 남은 상황.
올해 여름이 그 어느때보다 폭염이 이어지고 있다 보니 얼음 수요가 크게 늘면서 때 아닌 특수를 누리고 있는 것이다.
대전의 다른 얼음공장 역시 눈 코 뜰 새 없이 바쁜 조업에 한창이었다.
아침 일찍 정수된 물로 만들어진 얼음은 포장 작업을 거쳐 약 30평 정도 크기의 얼음창고를 가득 채우고 있었다.
얼음창고 내 거대한 냉동기 2개가 항시 영하 18~19도를 유지시켜 한기가 서리면서 바깥 세상과는 사뭇 대조적인 모습이었다.
이곳에서는 하루 2.8톤가량의 식용 얼음을 생산하고 있다.
비수기(4.2톤) 보다 얼음 생산량이 떨어지는 데 지금 같은 날씨는 수온도 높아 얼음을 얼리는데 시간이 더 걸리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얼음공장들은 여름을 앞둔 5~6월 집중적으로 얼음 생산량을 늘려 재고를 비축해 둔다.
3대째 약 40년간 얼음제조업을 이어오고 있는 이 얼음공장은 수입 냉동 육류 등을 임시로 보관해 주는 임대업도 겸업 중이다.
이곳 관계자는 “주로 이른 아침에 얼음을 만들어낸 뒤 충청권 곳곳으로 배송을 하고 있고 멀리는 충북 영동까지도 배달이 나간다”며 “얼음수요가 한 여름에 집중되다 보니 이것만으로는 힘들어 요즘은 냉동창고 임대업도 같이 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현석 기자 standon7@cctoday.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