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원휘 대전시의회 의장

글로컬(Glocal) 시대는 지역과 세계가 동시에 중요한 시기다. 이는 대전의 지역축제를 세계 무대에 올릴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국내 축제 중에서 대표적인 여름축제인 ‘대전0시축제’와 겨울을 대표하는 강원도 화천의 ‘산천어 축제’를 들여다보자.

화천은 한때 군부대의 이미지가 강했으나, 천혜의 자연환경을 활용한 체험형 관광축제로 전환하면서 새로운 전기를 마련했다.

대표적인 사례가 매년 겨울마다 100만 명 이상의 방문객을 끌어모으는 산천어 축제다. 이 축제는 2003년 첫해에 22만 명의 방문객을 기록했으나, 올해에는 약 150만 명으로 증가했다.

산천어 축제는 단순한 지역 행사를 넘어 CNN, BBC, 가디언 등 세계적인 미디어에 소개되며 글로벌 축제로 자리 잡았다. 이는 화천의 경제적 효과와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중요한 역할을 했다. 그 배경에는 지역 주민들의 강한 연대 의식이 있었다. 인구 감소와 지역 소멸 위기에 처한 화천에서 주민들의 결집과 애향심이 축제 성공의 원동력이 됐다. 여기에 더해 화천군은 관료주의적 관행을 버리고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모색하는 방식으로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내렸다.

대전도 오는 9일부터 중앙로 일대에서 대전0시축제가 열린다. 2009년 대전 동구에서 기초자치단체 지역축제로 시작한 ‘대전0시축제’는 14년 만에 부활해 지난해 방문객 130만 명을 끌어모아 대전 대표 축제로 거듭났다.

이외에도 유성의 유성온천문화축제, 중구의 대전효문화뿌리축제 등이 지역 명물축제로 자리잡아 대전을 전국에 알리는데 기여하고 있다.

축제는 지역경제를 활성화하는 매력적인 전략 중 하나다. 지자체들이 지역축제 육성에 경쟁적으로 뛰어드는 이유다. 대전의 축제도 전국적 세계적으로 발돋움할 때가 됐다.

이를 위해 몇 가지 제안해 보면, 먼저 축제의 외연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 외연이 넓어지면 채워야 할 프로그램이 늘어나고 이는 관광객의 체류시간을 늘리게 된다.

남다른 발상도 요구된다. 관광객의 구미를 당길 수 있는 지역적 특성과 지역축제의 매력을 발굴하는 시도가 더 많아져야 한다. 타 지역이나 외국 사례에서 성공비결을 배우고 지역 특성에 맞춰 접목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축제 성공을 위한 주민들의 연대감도 필수요건이다. 시민들이 적극적인 주인의식으로 참여해 관(官) 주도가 아닌 민(民) 주도로 즐길 때 고품질 축제로 승화할 수 있다.

관광객 범주도 넓혀야 한다. 외국인 관광객은 소비지출이 내국인보다 많은 데다 또 다른 해외 수요를 불러들이는 입소문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그러려면 기존 문물을 새롭게 해석하고 즐기려는 요즘 젊은 세대의 창의적인 관광 성향을 고찰해 볼 필요도 있다. 대전도 ‘대전0시축제’를 비롯한 지역축제들을 세계에서 찾아오는 글로컬 핫플레이스로 가꿔나가 보자. 우리는 이미 ‘대전0시축제’에서 그 가능성을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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