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낳지 않는 사회]
가정어린이집 162곳 폐업해 제일 많아
문 닫은 어린이집에 노인요양시설 입주
저출산에 코로나 확산 이중고 겹친 탓
유보통합에 어린이집 위기 더 커질 듯

충청권 연도별 어린이집 폐업 현황. 그래픽=김연아 기자. 
충청권 연도별 어린이집 폐업 현황. 그래픽=김연아 기자. 

[충청투데이 김중곤 기자] 원아 모집난 등의 이유로 올해 상반기에만 충청권 내 어린이집 200곳 이상이 문을 닫은 것으로 집계됐다.

16일 교육부의 어린이집 정보공개포털에 따르면 지난 1~6월 폐업한 충청권 어린이집은 대전 59곳, 세종 10곳, 충남 96곳, 충북 54곳 등 모두 219곳이다.

유형별로는 가정어린이집 폐원이 162곳으로 대부분을 차지했고 민간 46곳, 법인 4곳, 직장 3곳, 국공립 2곳, 사회복지법인 2곳 등이 뒤를 이었다.

일례로 대전 유성구의 한 어린이집은 설립 19년 만인 지난 1월경 운영을 종료했다. 이 자리에는 노인요양시설이 들어섰다.

충북 단양군 소재 국공립 어린이집은 약 15년 이상의 세월을 뒤로 하고 지난 3월 폐업했으며, 충남 천안과 당진, 대전 서구에 있던 직장어린이집도 같은달부터 문을 닫았다.

반면 올해 상반기 이뤄진 어린이집 설립 인가는 대전 16곳, 세종 4곳, 충남 36곳, 충북 9곳 등 충청권 65곳에 불과했다.

폐업에서 설립을 뺀 순감소가 150곳 이상에 달하며 지난해 말 기준 3572곳이던 충청권 어린이집 총수는 지난달 3416곳으로 줄었다.

저출산의 여파로 어린이집이 자취를 감추는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충청권만 봐도 2014년 5140곳을 정점으로 △2017년 4935곳 △2020년 4334곳 △지난해 3572곳 등 매년 줄며 10년새 30.5%가 사라졌다.

폐업 규모도 2015년 159곳에서 이듬해(219곳) 200곳을 넘기더니 2020년엔 433곳으로 최고점을 찍기도 했다.

저출산에 더해 코로나19 확산이란 이중고로 정상적인 영업이 어려웠던 탓으로 풀이된다.

전년 전체 폐업(360건)의 60%를 상반기만에 기록한 올해의 경우도 충청권 어린이집 폐업이 더욱 늘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어린이집 관계자들은 유치원과 어린이집을 통합하는 정부 정책으로 어린이집 위기가 더욱 가속화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올해부터 유·보 통합 시범 모델이 전국에서 100곳, 내년~2027년 매년 1000곳씩 선정되는데 자격을 얻지 못한 어린이집은 경쟁력에서 밀릴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남옥화 대전민간어린이집연합회 회장은 "소수의 시범 모델은 재정 지원도 받고 원아 모집도 수월하겠지만 나머지 어린이집은 저출산 여파를 더욱 직격으로 맞아 연달아 폐업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중곤 기자 kgony@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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