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장선출 갈등 여파 대립 재현 우려

2022년 7월 여야 합의문 일부[청주시의회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2022년 7월 여야 합의문 일부[청주시의회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충청투데이 김동진 기자] 청주시의회가 후반기 의장 선출을 둘러싸고 여야간 갈등이 격화되면서 후반기에도 의정 협치를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3대 시의회는 전체 42석 중 국민의힘 21석과 더불어민주당 21석 등 여야 동수로 출범, 전·후반기 의장을 나눠 맡기로 합의했다.

그러나 옛 시청사 본관 철거 논란과 재보선 등의 영향으로 여야 균형이 깨지면서 현재 의석수는 국민의힘 22석, 민주당 19석, 무소속 1석 등으로 구성돼 있다.

국민의힘은 이에 따라 후반기 의장은 다수당 몫이라는 명분을 내세워 후반기 의장 후보로 김현기 의원을 선출했다.

민주당은 이에 반발, 당초 합의대로 원구성에 나설 것을 국민의힘 측에 촉구하고 있다.

임은성 민주당 원내대표는 20일 시의회 정례회 1차 본회의에서 신상 발언을 통해 "2022년 7월 3대 통합시의회 원구성때 전반기는 국민의힘이, 후반기는 민주당이 의장을 하기로 합의했다"고 전제한 뒤 "의장 불신임안 제출로 합의는 파기된 것으로 간주하고, 여야 동수가 깨졌으니 후반기 의장도 자신들 몫이라고 주장하면서 다수의 힘으로 깨고 바꾸고 뒤집어선 안된다"고 비난했다.

그러나 국민의힘은 이같은 민주당의 주장을 수용할 생각이 전혀 없는 분위기다.

자신들의 입장이나 의견이 반영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김병국 의장에 대한 불신임안을 제출하는 등 원내 갈등을 야기, 합의 파기의 책임은 오히려 민주당 쪽에 있다는 입장이다.

결국 국민의힘 내부적으로 이탈표가 나오지 않는 한 후반기 의장은 다수당인 국민의힘이 차지할 것으로 관측된다.

후반기 원구성 과정에서 발생한 갈등이 지속될 경우 후반기 시의회도 원만한 협치로 운영되기 어렵다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민주당이 현실적 상황을 수용, 부의장과 상임위원장 배분을 받아들일 경우 갈등이 조기 봉합될 수 있지만 현재로선 그럴 개연성은 희박하다.

의장 선출을 둘러싼 갈등이 부의장과 상임위원장 배분 갈등으로 이어질 경우 후반기 초기부터 파행 국면으로 빠져들 공산이 크다. 전반기 동안에도 옛 시청사 본관 철거 논란과 의장 불신임안 제출, 예결위원장과 상임위원장 선출, 상임위 사보임 등으로 상당기간 파행을 겪어온 만큼 후반기 역시 이같은 갈등과 파행이 재현될 우려를 낳고 있다.

더욱이 여야간 의석수 차이가 현격하지 않은 형국을 감안하면 원구성은 물론 각종 의정활동 과정에서도 잦은 충돌로 자칫 파행이 장기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처럼 민생 문제는 물론 지역발전과 직결된 각종 현안이 산적해 있는 상황을 외면한 채 감투싸움에만 혈안인 시의회를 바라보는 시민들의 시선이 곱지 않다.

어느 당이 의장을 맡든 협치를 통해 시의회에 부여된 본연의 책무를 다하기보다 소속 정당과 개인의 이해관계만 앞세워 결과적으로 시의회에 대한 불신과 비판을 자초한다는 지적이다.

김동진 선임기자 ccj1700@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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