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교육청-충청투데이 자살예방 캠페인]
초중고 30人 재난응급심리지원단 구성… PTSD 조기 개입· 상담·교육 연계
전문상담교사 역량 강화 협의·연수 실시해 재난 발생시 구체적 지원 요령 터득
道 교육청 유관기관 협력 예방 추진… 재난응급심리지원 매뉴얼 개발 계획도
[충청투데이 권혁조 기자] 우리나라의 자살률은 2022년 기준 10만명당 25.2명으로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가입국 평균(10.7명)의 2.35배에 달한다. 자살은 10대 사망원인 중 42.3%에 달할만큼 심각한 사회·국가적 문제다. 특히 국내 지역별 연령표준화 사망률에서 충남의 자살률은 27.4명으로 자살률이 가장 낮은 서울(17.9명)보다 1.5배나 높은 실정이다. 자살을 유발하는 요인은 우울증 등 정신 질환이나 경제적 어려움, 직장 문제, 가정 불화 등 다양하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자살 예방을 위한 최우선 순위로 한결같이 주변의 관심을 꼽고 있다. 주위의 관심과 따뜻한 말 한마디로 자살을 예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충청투데이는 충남교육청의 자살예방 정책과 다양한 프로그램 등을 소개하며, ‘우리의 미래’가 될 어린이와 청소년들의 주위에는 언제나 따뜻한 손길이 있음을 살펴보고자 한다. <편집자 주>
◆충남교육청, ‘재난응급심리지원단’
충남교육청(김지철)은 지난해 재난사고(사고, 화재, 지진, 산불 등) 발생 시 위기 학생에 대한 통합심리지원 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재난응급심리지원단(이하 재난응급심리지원단)을 발족했다.
재난응급심리지원단은 30명의 초, 중, 고 전문상담(교)사로 구성되어 있으며 재난 상황 발생 시 위기 스크리닝 검사 및 PTSD 조기 개입과 위기 수준에 따른 상담, 교육, 외부 연계, 사후관리를 도울 예정이다.
이번 재난응급심리지원단의 발족 배경은 성인들도 재난사고 등 뜻밖의 어려운 일에 부딪쳤을 때 감당하기는 쉽지 않은데, 발달 단계상 정체성을 찾아가는 중인 학생들은 주변에서 발생하는 크고 작은 사건들이 신체적 심리적 안녕을 위협하며 이후 정신적 충격은 외상으로 남을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세월호 사건 이후 재난으로 인한 외상 후 스트레스에 대한 인식이 증가했고 코로나19, 이태원 사건 등을 겪으며 재난이 주는 외상의 심각성이 부각되면서 재난 시 긴급한 심리 지원의 필요성이 나날이 증가하고 있다.
이러한 배경에서 탄생한 재난응급심리지원단은 지난 2일 스플라스 리솜(충남 예산 소재)에서 실질적 운영을 위한 협의회 및 역량강화 연수를 실시했다.
전문상담(교)사들의 자발적 참여로 이뤄진 재난응급심리지원단의 이번 협의회에서는 충남교육청 재난응급심리지원단의 구성 및 운영, 재난 시 지원 프로세스 등을 논의했다.이번 연수에서는 국립공주병원 트라우마센터 유새봄 임상심리사의 강의를 통해 재난 시 학교 현장의 심리적 응급처치와 응급 대응, 현장 요원의 자기 관리에 관해 배우는 시간을 가졌다.
또 천안제일고 김정옥 교사가 실제 재난 사례에서 심리지원을 했던 경험을 들려줬다.
이를 통해 상담(교)사들이 실제 재난 발생시 학생들에게 어떻게 지원을 해야 하는지 구체적으로 그림을 그려볼 수 있는 시간이 됐다.
구체적으로 재난응급심리 지원 절차는 우선 재난상황에서 생존자들의 심리적 상태를 평가하고, 가장 필요한 지원이 무엇인지 파악해야 한다.
둘째, 이후에는 적절한 심리적 지원을 제공한다.
이는 대화, 심리적 안정을 위한 기법, 그룹 지원 등이 포함될 수 있다.
셋째, 심리적 지원을 위해 필요한 자원이나 전문가들과 연결해 준다.
이는 의료진, 심리상담가, 지역사회자원봉사자들을 포함할 수 있을 것이다.
넷째, 지원을 받은 이후에도 생존자들의 심리상태를 계속해서 관찰하고, 필요한 경우 추가적인 조치를 취한다. 이러한 단계는 상황에 따라 유동적으로 조정될 수 있으며, 재난 종류와 규모에 따라 다양한 절차와 방법이 적용될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 재난응급심리지원 사례의 대표적인 경우는 2014년 세월호 사건이다.
이 사건에서 많은 사람들이 정신적인 충격과 스트레스를 겪었고, 이를 위해 다양한 심리 지원이 이뤄졌다.
먼저 학교에서는 전문상담(교)사들이 학생들의 심리 회복을 위해 응급 지원에 나섰다.
하지만 당시에는 상담(교)사 제도가 생긴 초창기인 탓에 상담에 대한 인식이 보편화되지 않아 조직적인 심리 지원은 요원한 상태였다.
정신의학과 의사나 심리치료사들도 피해자와 그 가족, 구조자 등을 대상으로 상담을 제공했고, 외상후스트레스장애가 오지 않도록 정서적 회복을 지원했다.
세월호 사건 이후 재난 피해자들을 위한 지역 사회 기반의 정서적 지원 그룹이 형성됐다.
이를 통해 피해자들이 서로를 지지하고 공감하는 공간을 제공해 심리적 치유에 도움을 주었다. 또 이때부터 국가와 지자체에서는 재난 피해자들을 대상으로 한 심리 지원을 위해 재난응급심리지원센터를 운영했다. 센터를 통해 전문적인 상담 및 다양한 지원 서비스를 제공해 피해자들이 정서적으로 안정감을 찾을 수 있도록 했다.
지역사회의 자원봉사자들도 큰. 역할을 했다.
이들은 심리적 지원뿐 아니라 사회적으로도 소통과 연대를 통해 피해자들이 재난 트라우마에서 벗어나 일상의 생활로 복귀하는데 큰 힘이 됐다. 세월호 사건을 통해 우리나라에서도 재난 상황에서 심리 지원이 얼마나 절실한지 깨닫는 계기가 된 것이다.
충남교육청은 재난 발생 시, 발생지(학교 등)의 상황 및 요구에 따라 필요한 지원 업무와 인력에 대한 업무 분장 후 재난응급심리지원단을 투입할 예정이다.
또 재난 관련 유관기관(국립공주병원 트라우마센터, 청소년상담복지센터, 적십자, 한국교육시설안전원, 국가 트라우마 센터) 등과 협업하고, 재난 발생 후 지원뿐 아니라 예방 활동(교육 등)에도 힘쓸 계획이다. 향후 충남교육청 맞춤형 재난응급심리지원 매뉴얼 개발도 목표로 하고 있다.
임광섭 충남교육청 민주시민교육과장은 "재난 상황은 발생하지 않으면 가장 좋겠지만 예상치 못한 재난사고 발생 시, 충남교육청 재난응급심리지원단의 조기 개입을 통해 재난 유형 및 재난 발생 학교의 상황에 따른 맞춤형 지원으로 빠른 안정화 및 일상생활 복귀 지원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권혁조 기자 oldboy@cctoday.co.kr
*이 기사는 충남교육청의 지원을 받아 제작됐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