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장애아동 현주소]
김동석 ㈔토닥토닥 대표 인터뷰
아들 건우, 뇌병변 앓아 1급 장애 판정
교육·치료 병행해야하지만 현실 어려워
과밀현상 심각 특수학교 불편 감수해야
유아·성인 함께 등교… 교육환경 개선 必
[충청투데이 조정민 기자] "교육이라는 당연한 권리에도 치열하게 목소리를 내야만 받아들여질까 말까 한 이 현실이 가끔은 참 씁쓸하기도, 지치기도 합니다."
충청투데이와 만난 김동석 사단법인 토닥토닥 대표는 그의 아들 김건우(16) 군의 손을 꼭 잡고 이렇게 토로했다.
2015년 창단된 사단법인 토닥토닥은 장애어린이와 그 가족을 실질적으로 대변하는 유일한 단체로 장애어린이의 교육, 치료, 돌봄 등의 보장과 가족의 사회적, 경제적 어려움을 개선하고자 노력 중이다.
건우 군은 2살에 겪은 사고로 뇌병변 1급 장애 판정을 받은 중증장애아동이다.
평생 재활치료가 필요해 올해 고등학교 1학년생이 됐지만 초등학생 때부터 특수학교에 갈 수 없었다.
김 대표는 "아들이 학령기가 되면서 선택의 기로에 섰다. 건우는 치료와 교육이 동시에 이뤄져야 하는데 현재 대한민국은 의료와 교육이 분리돼있다"며 "치료와 교육 둘 중 하나는 어느정도 포기를 해야 한다는 사실이 쉽게 받아들이기 어려웠다"고 설명했다.
결국 건우는 병원 파견 학급을 통해 입학했고, 이후 순회교사의 가정방문을 통한 1대 1 수업을 받고 있다.
그는 "무엇보다 건우가 또래 친구들을 만날 수 없다는 점, 학교라는 교육기관에서 사회화라는 가치를 경험하고 배울 수 없다는 점이 가장 안타깝다"고 토로했다.
이와 별개로 학교에 갈 수 있어도 특수학교 과밀현상으로 불편함을 감수해야 하는 문제점도 함께 짚었다.
김 대표는 "저출생으로 일반 학급과 학교는 폐교마저 하는 상황인데 특수학교는 갈수록 과밀현상이 심해지고 있다"며 "장애 아이들이 교육받는 공간은 어쩌다 이런 상황이 됐는지 짚어볼 필요가 있는데 다들 관심이 없다"고 한탄했다.
실제 특수학교인 대전 가원학교는 과밀이 심각해 멀리 외곽 대청댐에 위치한 해든학교로 등하교하는 아이들이 적지 않다.
김 대표는 "심지어 중구에는 특수학교가 한 곳도 없다. 특수학교는 의무교육으로 당연한 기관임에도 집 근처 학교조차 갈 수 없는 현실"이라며 "매일 왕복 3시간 등하교를 하다보니 수업을 효율적으로 들을 수 없어 불편함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과밀 이전에 특수학교 교육 환경 자체에도 문제점이 많다고 꼬집었다.
그는 "특수학교는 유치원부터 고등학교, 전공과까지 20살 성인도 함께 등교한다. 나이대의 폭이 너무 넓고 크다"며 "과밀 이전에 제대로 된 교육환경이 구축되지 못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끝으로 ‘함께’의 힘을 강조하며 또 다른 중증장애아동가정에 격려의 메시지를 전했다.
김 대표는 "장애아동들도 같은 의무교육 대상자인데, 교육의 권리를 제대로 누릴 수 없는 특수교육 인프라에 답답할 때가 많다"며 "어렵고 힘든 순간이 더 많겠지만 함께 손을 잡고 목소리를 계속 내야한다고 생각한다. 행복을 찾아서, 같이 나아갔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조정민 기자 jeongmin@cctoday.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