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컬대학 2년차 충청권 대학 심기일전]
上. 연합대학도 가능, 충청권 대학 벽 허물어야 산다
단독·통합 중간단계인 ‘연합’ 허용
충청권 대학 벽 허물기 탄력 예상
일각선 복수대학 협력 ‘신중론’도
[충청투데이 김중곤 기자] 지역 대학에 5년간 1000억원을 지원하는 글로컬대학 사업이 선정 2차년도를 맞았다. 지난해는 단독과 통합만 가능했다면, 올해는 중간 단계인 연합의 형태도 가능하다. 선정에 사활을 거는 대학 입장에선 선택의 폭이 넓어진 한편, 그만큼 셈법이 복잡해진 셈이다. 충청권 대학가에선 사립대학이 선정될 기회가 커졌다는 기대와 함께, 혁신안이 형식에 그친다면 지난해처럼 고배를 마시게 될 것이란 냉철한 시선이 동시에 나온다. 올해는 지역의 미래를 책임질 글로컬대학이 대전·세종·충남에서 최소 1곳은 나와야 한다는 절박함은 공통된 목소리다. <편집자 주>
지난해 5년간 1000억원을 지원하는 글로컬대학 사업에 모두 탈락했던 대전·세종·충남지역 대학이 올해는 ‘선정’이란 결실을 맺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특히 사업 2차년도를 맞은 올해는 완벽한 통합이 아니더라도 대학 간 연합의 형태로도 신청이 가능해 더욱 경쟁이 치열할 전망이다.
22일 지역 대학가에 따르면 교육부는 내달 1일 글로컬대학 지정계획을 공고할 예정이다. 글로컬대학은 교육 혁신을 이끌 비수도권 대학에 5년간 1000억원을 지원하는 사업으로, 지난해 10곳에 이어 올해 10곳, 2025년과 2026년 각 5곳씩 선정할 계획이다.
올해의 경우 내달 공고를 시작으로 오는 3월 22일까지 신청서를 제출하고 그 다음달 예비지정 발표, 오는 7월 본지정 발표가 이뤄질 예정이다.
올해 글로컬대학 사업에서 가장 유의미한 변화는 기존 단독과 통합뿐만 아니라 그 중간단계인 ‘연합’으로도 신청할 수 있다는 점이다.
대학 간 완벽한 통합이 아니더라도, 복수의 대학이 하나의 의사결정 체계를 구축하는 것도 혁신으로 허용하는 것이다.
무엇보다 학교법인끼리 합병해야 하는 현실적 제약으로 통합이 어려웠던 사립대 입장에선 연합이란 또 하나의 돌파구가 생긴 셈이기도 하다.
단독, 연합, 통합까지 다양해진 셈법에 충청권 대학 간 벽 허물기가 속도를 낼 것이란 예측도 나온다.
충남대-국립한밭대, 목원대-배재대 등 지난해부터 논의를 이어온 대학뿐만 아니라 새로운 대학 간 연합 대열이 형성될 수 있다는 것이다.
충남 소재 사립대 관계자는 "교육부가 길을 열어준 만큼 단독보단 연합이 선정 가능성이 높을 듯하다"며 "권역 내 다른 사립대로부터 연합 제안이 오고 있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같은 복수대학 간 협력이 실제 글로컬대학 선정에 얼마나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지에 대해선 장담할 수 없다는 신중론도 제기된다.
충청권뿐만 아니라 전역에서 연합대학 신청이 쏟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신청까지 약 2개월 남은 상황에서 교육부가 원하는 혁신안을 마련하는 데는 무리가 있다는 의견이다.
익명의 사립대 관계자는 "연합이라고 해서 쉽다고 볼 순 없다"며 "예전부터 논의를 이어오지 않은 대학끼리 급하게 머리를 맞대면 실질적이고 지속적인 혁신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견해를 피력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지난해 단독과 통합만으로는 사립대가 교육 혁신을 하기 어려워 올해부터 연합을 허용하는 것"이라며 "다만 하나의 선택지일 뿐 연합이 꼭 선정에 유리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김중곤 기자·함성곤 수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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