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대전시 전경. 대전시 제공.
대전시 전경. 대전시 제공.

도시 성장으로 발생하는 신도심과 구도심의 불균형은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문제다. 대전지역 ‘동서 교육격차’ 역시 오랜 과제이나, 뚜렷한 해결책을 찾지 못해 지지부진한 상태가 지속되고 있다. 상대적으로 교육환경이 우수한 신도심으로 향하는 발길이 늘어나면서 원도심 지역의 인구 유출도 심각한 사회적 문제다. 저출생 여파로 학령인구가 줄어들고 있는 상황에서 인구 유출까지 더해져 당장 지역소멸까지 걱정해야 할 판국이다.

대전지역의 신·구도심 인구 불균형은 초등학교 입학 현황에서 확인된다. 지난해 대전지역 초등학교 취학대상자는 1만3315명으로, 2018년과 비교해 1557명이 줄었다. 감소인원 중 신도심인 서구·유성구에선 298명이 줄었지만, 원도심에 해당하는 동구·중구·대덕구는 전체 80%에 달하는 1259명이었다. 만 6~17세인 학령인구로 범위를 넓히면 격차는 더 벌어진다. 2018년 원도심과 신도심의 학령인구 격차는 3만5816명이었으나, 올해 9월 기준 4만1039명으로 5000명 이상 벌어졌다.

신·구도심 간 학령인구 격차 발생의 주요 원인으론 교육인프라가 꼽힌다. 학원을 비롯한 교육 관련 인프라가 밀집한 신도심으로 학생이 몰리는 만큼 원도심 지역에 대한 인프라 확충이 시급한 과제다. 다행인 것은 민선 8기 들어 대전시와 동구에서 다양한 교육인프라 확충에 공을 들인다는 점이다. 동구는 글로벌 아카데미 건립, 어린이·청소년 도서관 설립, 과학문화체험 플랫폼 구축 등 공공 인프라 구축에 역점을 두고 있다.

동구가 추진 중인 글로벌 아카데미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 지역 학부모 86.9%가 설립 필요성에 공감했다. 그만큼 공공교육인프라에 대한 목마름이 반영된 결과로 볼 수 있다. 하나의 시설만으로 당장 교육격차를 극복하긴 어려운 건 사실이나, 장기적인 안목으로 지속적인 인프라 확충이 이뤄진다면 상황은 언제든 달라질 수 있다. 원도심 활성화의 핵심은 많은 사람이 모여드는 도시기능이란 점에서 속도감 있는 교육인프라 확충이 선행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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