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세 미만 여아 유방 발달·9세 미만 남아 고환 용적 증가… ‘2차 성징’ 이르면 의심

박기용 대전선병원 소아청소년과 전문의
박기용 대전선병원 소아청소년과 전문의

[충청투데이 김성준 기자] 성장과 발달 단계에 있는 자녀의 건강은 부모에게 매우 중요한 관심사 중 하나다. 예전에는 우리 아이가 또래보다 키가 크다면 긍정적인 신호로 여겼지만 현재는 오히려 ‘성조숙증’이 발생한 부정적인 신호로 해석하곤 한다. 성조숙증은 치료가 늦거나 방치되면 성장판이 조기에 닫힐 위험이 높아져 의심 증상 발견 시 바로 내원해 진단 받는 것이 좋다. 박기용 대전선병원 소아청소년과 전문의의 도움말로 성조숙증에 대해 알아본다.

◆8세 미만 여, 9세 미만 남에서 2차 성징 나타나면 성조숙증

성조숙증은 신체 발달이 또래 보다 빠른 것을 의미한다. 성조숙증이 의심되는 환아를 평가하는 첫 단계는 여아는 8세 미만, 남아는 9세 미만에서 2차 성징이 나타나는 것을 말한다. 성조숙증의 증상으로는 2차 성징은 여아에서는 가슴 멍울이 잡히고 봉긋해지는 유방 발달이 있고, 남아에서는 고환 용적이 4cc 이상 또는 장경 2.5㎝ 이상 커지며, 남녀 모두 음모 발달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공통적인 증상으로는 겨드랑이 생식기 주변에 털이 자라고 드물게는 피지분비가 왕성해지고 여드름이 나타나며, 간혹 머리 정수리에서도 냄새가 나기도 한다. 성조숙증은 성장판, 키와 관련이 깊다. 성조숙증의 경우 성장판이 일찍 닫히는 골단의 조기 융합으로 최종 성인키의 손실, 즉 성장 잠재력의 손실이 있을 수 있다. 만약 치료하지 않는 경우 최종 성인키의 손실은 외국 논문 발표에 의하면 여아는 최대 12㎝, 남아는 20㎝ 전후로 알려져 있다.

성조숙증의 원인은 여아에서는 진성 성조숙증의 95%가 특정원인이 밝혀지지 않는 특발성으로 발생하나 중추신경계 이상이 있는 기질적 병변이 발견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런 기질적 원인은 다양한데 중추 신경계 병변으로는 시상하부의 과오종이 가장 흔하고 그 외 여러 종류의 두 개내 종양이 있으며 그 밖에 뇌염, 뇌증 등의 뇌 병변이 있을 수 있다. 그러므로 뇌병변이 의심되면 뇌 자기공명검사 즉 뇌 MRI을 시행해야 한다. 그 외 원인으로는 드물지만 장기간 치료 받지 못한 심한 갑상선저하증과 부신피질 과형성증도 성조숙증을 야기 할 수 있다.


◆여아는 12㎝, 남아는 20㎝ 키 덜 자랄 수도

성조숙증의 진단과 검사로 첫 번째는 문진과 진찰을 통해 2차 성징인 여아의 유방발달과 남아의 고환용적 증가의 시작 시기가 여아는 8세 미만, 남아는 9세 미만 인지를 확인한다. 두 번째는 골연령 검사와 성호르몬 검사다. 골연령 검사는 왼쪽 수부와 수근골을 X선 촬영해 골성숙도를 측정하는 것으로, 역연령보다 골연령이 더 높아야 한다. 성호르몬 검사는 아침에 혈중 생식샘자극호르몬인 황체화 호르몬, 난포 자극 호르몬과 에스트라디올 또는 테스토스테론을 측정하는 방식이다. 검사 결과가 국내 소아표준치에 맞는지 참고해야 하며, 생식샘호르몬 자극검사가 최대 5 IU/L 이상인 경우 진단 가능하다.

이처럼 첫 번째 증상과 두 번째 검사 결과 모두 기준치에 충족되면 성조숙증으로 진단한다. 성조숙증이 생길 경우 여아는 너무 어린나이에 초경을 경험하게 되고, 남아는 반항적, 공격적 성향을 보이게 된다. 또 골 성장판의 조기 융합으로 저신장을 초래 할 수 있어서 치료가 꼭 필요하다. 치료하지 않으면 성인 기준 여아는 최대 12㎝, 남아는 20㎝ 키가 덜 자랄 수 있다. 치료하면 여아의 경우 3~10㎝ 증가한다는 보고가 있으며, 적절히 치료한 경우 4~6㎝ 키가 더 자랄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도움말=박기용 대전선병원 소아청소년과 전문의

김성준 기자 juneas@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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