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서 특정인 괴롭히는 행위
해마다 사이버 불링 발생 건수↑
관평동 오픈채팅방서도 일어나
프로필 사진 조롱하고 갑질까지
"인간이 소외돼 벌어지는 현상"
[충청투데이 김성준 기자] #.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대전 유성구 관평동 오픈채팅방으로 인해 동생이 유서를 적었다’는 글이 올라왔다. 자신을 피해자의 형이라고 밝힌 A씨는 "동생이 대전 유성구 관평동의 한 오픈채팅방에서 프로필 사진을 자신의 얼굴로 해두었다는 이유로 도용과 비난, 희롱, 갑질을 당했다"며 "이들은 동생에게 못생겼다, 음침하게 생겼다고 말하고 부모 욕까지 했다"고 주장했다. A씨는 또 "이들은 만만해 보인다는 이유로 동생을 협박하고 동생의 얼굴을 평가했다"며 "재미와 심심풀이로 동생이 가상세계에서 희롱거리와 안주거리가 됐다"고 밝혔다. A씨에 따르면 20~30대로 이뤄진 이들은 관평동과 송강동 일대에서 주기적으로 모임을 갖고 길거리 헌팅도 시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이들은 동생이 그만해달라고 항의한 SNS 채팅 중 일부를 삭제하고 수정해 피해자 행세를 하고 있다"면서 "동생은 유서까지 적고 며칠째 밖에 나가지 못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이용량이 늘면서 온라인 공간에서 특정인을 괴롭히고 따돌리는 ‘사이버불링’(Cyber Bullying)이 활개치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단 지적이 나온다. ▶관련기사 3면
4일 경찰청에 따르면 정보통신망이용촉진및정보보호등에관한법률위반(명예훼손) 발생 건수는 2018년 6641건, 2019년 7594건, 2020년 9140건, 2021년 1만 1354건, 지난해 1만 2370건으로 매년 증가하고 있다. 검거 건수도 2018년 4807건, 2019년 5621건, 2020년 6381건, 2021년 7644건, 지난해 7964건으로 늘었다.
대전에서도 2018년 162건에서 지난해 357건으로 120.4% 증가했다. 검거 건수 역시 120건에서 230건으로 91.7% 늘었다.
예전엔 주로 연예인이나 스포츠 스타 등 유명인이 사이버불링의 대상이었다. 무분별한 허위 정보나 비난으로 인한 피해가 지속되자 국내 포털 업체들은 연예인이나 스포츠 기사의 댓글 기능을 제한하는 등 변화를 꾀했지만 사이버 공간의 이용량과 영향력이 달라지면서 효과는 그리 크지 않은 상황이다.
일반인도 사이버불링으로 인한 피해를 입고 있다. 오프라인에서 겪던 따돌림이 온라인까지 확장되면서 학생과 직장인 등 많은 사람들이 피해를 호소한다.
익명에 가려진 불특정 다수로부터 근거 없는 비방과 욕설을 받기도 한다. 안타까운 사연이나 죽음을 알리는 기사에 저주로 가득 찬 악플이 달리기도 한다.
전영식 배재대 미디어콘텐츠학과 교수는 "과거에 없던 온라인 매체가 생기고 활성화되면서 사이버불링과 같은 역기능이 발생하고 있다"며 "물질과 자본이 우선시되는 사회 속에서 인간이 소외되면서 벌어지는 현상"이라고 말했다.
김성준 기자 juneas@cctoday.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