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청, 내달 예타 면제 신청 예정
공익성 큰 병원사업 수익성 낮아
예타 절차 돌입시 통과 어려워
서울 본원 포화…분산 위해 필요
감염병 대응 위한 거점병원 기대
충남 의료 인프라 개선 등 효과 커
[충청투데이 김중곤 기자] 국립경찰병원 분원 아산 설립이 예비타당성조사(예타) 면제로 속도를 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18일 충남도와 아산시 등에 따르면 경찰청은 내달 기획재정부에 경찰병원 분원 아산 설립에 대한 예타 면제를 신청할 예정이다.
이에 맞춰 경찰청은 행정안전부를 통해 경찰병원 분원 설립을 국무회의 안건으로 상정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병원 분원 설립은 충남 아산 초사동 경찰인재개발원 유휴지 8만 1118㎡에 상급종합병원을 짓는 사업으로, 윤석열 대통령의 공약이기도 하다.
550개 병상과 6개 센터, 23개 진료과, 의료진 1000여명 등을 갖출 계획이며, 사업비는 약 4500억원이다.
통상 총 사업비가 500억원 이상이면서 국비가 300억원 이상 투입되는 사업은 예타를 통과해야 국가 재정 지원을 받을 수 있지만, 국무회의에서 지역균형발전 등 국가 정책적으로 추진이 필요하다고 의결된 사업은 비용과 무관하게 예타를 생략할 수 있다.
경찰병원 분원 설립에 있어 예타 면제가 필요한 이유는 국가 차원에서 정책적 활용도가 큰 사업을 적기에 추진하기 위해서다.
경찰병원처럼 공익적 성격이 큰 병원 사업은 경제성(B/C 1 이상)이 떨어져 예타를 통과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실제 의료시설 건립 사업 중 가장 최근 결과가 나온 울산의료원의 경우 지난 5월 타당성 재조사에서 B/C 0.65에 그치며 예타 문턱을 넘지 못했다.
경찰병원도 정식 예타 절차를 밟았을 때 통과를 장담할 수 없는 것이다.
시 관계자는 “예타를 받게 된다면 550개로 설정한 병상을 300개 정도로 줄이는 등 전반적인 규모 축소가 불가피하지 않을까 싶다”고 설명했다.
경찰병원 분원 아산 설치는 국가재정법 상 예타 면제 요건인 ‘국가 정책적’ 가치가 큰 사업이기도 하다.
경찰병원 분원은 현재 포화 상태인 서울 본원의 의료 수요를 분산하기 위해 요구된다.
특히 전국 경찰의 과반이 비수도권에 분포해 있는데, 아산은 국토의 중앙에 위치하면서 교통 접근성도 뛰어나 경찰병원 분원이 들어서기 제격이다.
또 경찰병원 아산 분원은 코로나19 등 예기치 못한 감염병 확산에 대응하는 거점 의료기관의 역할도 수행할 수 있다.
경찰병원은 일반 시민도 이용할 수 있는 상급종합병원이라는 점에서 충남의 열악한 의료 인프라를 개선하는 효과도 낼 수 있다.
내달 경찰청이 기재부에 신청할 경찰병원 분원 예타 면제의 결과는 연말에 나올 것으로 보인다.
도 관계자는 “목표한 경찰병원 개원 시점은 2028년이나, 예타에 들어가 사업성을 인정받지 못하게 된다면 첫삽을 언제 뜰 수 있을지 장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김중곤 기자 kgony@cctoday.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