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현장, 정부 근시안적 대안 지적
고난도 문제없이 변별력 확보 어려움
수능 문제 출제만 더 까다로워질 듯
[충청투데이 최윤서 기자] 당정협의회가 올해 대학수학능력시험(이하 수능)의 이른바 ‘킬러 문항(초고난도 문항)’ 출제를 배제하기로 한 가운데 교육 현장에선 실제 사교육 감소 효과는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19일 국민의 힘과 정부는 사교육 문제를 대응하기 위해 공교육 과정에서 다루지 않는 내용은 수능 출제를 배제하겠다고 발표했다.
킬러문항으로 시험의 변별도를 높일 순 있으나 이는 학생들을 사교육으로 내모는 근본 원인이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교육 현장에선 사교육 시장에 대한 정확한 이해 없이 단편적인 상황만 놓고 본 근시안적 대안이라는 지적이 크다.
일단 수능은 상대평가로 절대평가가 아니라는 점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존재한다.
대전지역 A 대학의 한 입학처장은 “수능은 상대평가라는 틀 위에서 각각의 학생들이 서로 경쟁하는 구조기 때문에 차별성을 얻기 위해 사교육을 받는 것이다. 단순히 킬러문항을 없앤다고 사교육을 근본적으로 줄일 수는 없을 것”이라고 의견을 전했다.
그는 “문제가 된 국어의 경우에도 ‘생소한 지문’과 ‘익숙한 지문’ 중 어떤 것이 더 좋을지는 고민해봐야 한다. 테스트라는 것이 익숙한 내용에 대해 묻고 평가하는 게 아니라 학생들이 한 번도 보지 못한 지문이더라도 응용하고 확장해 이해할 수 있는 수준에 도달할 수 있도록 하는 데에 목적이 있을 수 있다”며 “교과서에 나오지 않더라도 기초능력 고등학교 수준의 학력에서 응용하고 확장하고, 이해할 수 있는 지문이라면 고민해 볼 의제”라고 덧붙였다.
또 킬러문항에 영향을 받는 학생은 극소수라는 점에서 정책적 실효성을 묻기도 했다.
대다수의 학생들이 사교육을 받는 이유는 킬러 문항을 해결하기 위해서가 아니라는 것.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킬러문항이라는 것은 대한민국 모든 수험생이 풀 수 있는 영역이 아니다. 상위 10% 이내다. 고난도 문제의 배제 여부는 대부분의 수험생에겐 큰 영향 없을 것 같다”며 “대부분 학생들은 어차피 중간나이도 문제에 집중하고 있다. 고액과외 등 개별 소규모 단위 사교육이면 모르겠으나 전반적인 사교육 시장에는 킬러 문항 배제는 효과가 미미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수능 출제자 입장에선 출제가 더욱 부담스러워진 건 사실이다. 고난도 문제를 제외하고 변별력 갖기란 참 어렵다”며 “여기에 통합수능 시행 3년 차밖에 되지 않은 시점에서 수험생에게 공부해 왔던 컨텐츠가 조금이라도 바뀔 수 있다는 건 그 자체만으로 매우 예민한 일”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9월 모의평가 전까진 출제 경향은 오리무중”이라며 “수험생들은 그 전까진 크게 동요하지 말고 교육과정에 있는 EBS 컨텐츠에 집중하고, 킬러문항을 대체하기 위해 중간난이도 문항이 어떤 식으로 돌변할지 모르니 그 점 감안해서 학습전략을 세우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최윤서 기자 cys@cctoday.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