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때보다 3高 더 힘들어"
금융지원 9월 종료 예정… ‘근심’
소상공인 97.4% 부채 해소 못해

공공요금 인상, 물가 상승, 경기 악화, 고금리 여파로 폐업을 결정한 소상공인들이 늘고 있는 가운데 29일 오전 서울 중구 황학동 주방거리에 중고 주방기구들이 쌓여 있다. 사진=연합뉴스.
공공요금 인상, 물가 상승, 경기 악화, 고금리 여파로 폐업을 결정한 소상공인들이 늘고 있는 가운데 29일 오전 서울 중구 황학동 주방거리에 중고 주방기구들이 쌓여 있다. 사진=연합뉴스.

[충청투데이 한유영 기자] 자영업자들은 코로나19(이하 코로나) 이후에도 끝없는 불황 터널을 지나고 있다.

지난해 4분기 기준 자영업자 대출 잔액은 1020조원으로 2007년 이후 가장 높은 액수를 기록했지만 불경기는 여전히 지속되고 있고 원자잿값, 인건비 상승 등 압박까지 받고 있어서다.

대전 지역 일부 영세 자영업자들은 코로나 유행 당시보다 현재 고물가·고금리·고환율 등 삼고(高)시대를 견디기 더 힘들다고 토로했다.

코로나 시기엔 정부의 방역조치에 따라 소상공인 지원금 등으로 버텨왔지만 지원금이 사라진 후 경기 침체가 계속되면서 이제는 버틸 여력이 없다는 것이다.

특히 코로나 사태 초기였던 2020년 4월 시행한 대출 만기연장과 상환유예 조치 등의 금융지원이 오는 9월 종료를 앞두고 있어 영세 자영업자들의 걱정을 더욱 키우고 있다.

대전 서구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A씨(38)는 "코로나 유행 때와 비교하면 매출은 70%대까지 회복됐지만 대출이자와 물가는 더 크게 올랐고 정부나 지자체 차원의 지원도 없어져서 지금이 더 힘들다고 느껴지는 것 같다"며 "대출 갚기도 벅찬데 또 오른 전기요금에 최근에는 최저임금 1만원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어 가게 운영을 더 이상 할 수 있을 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지난 3월 소상공인연합회가 발표한 ‘소상공인 금융실태조사’를 보면 응답자의 89.7%는 ‘현재 대출 이자 부담으로 힘들다’고 답했다. 또 대출을 받은 소상공인 중 97.4%는 부채 해소를 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장수현 대전상권발전위원회장은 "수익도 없고 손해도 없는 제로상태로 어쩔 수 없이 업장을 운영하는 자영업자들도 많고 그만큼 폐업한 사람들도 많다"며 "3년만에 자영업자 월 소득이 감소했다는 게 데이터로도 증명이 될 정도면 실상은 힘든 자영업자들이 훨씬 더 많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부분 영세 자영업자들은 대출 돌려막기로 하루하루 힘겹게 생활하고 있지만 불경기에도 이렇다 할 경기부양책은 나오지 않고 있다"며 "정부 차원에서 큰 틀의 정책을 세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지자체에서도 소비촉진을 독려하는 행사를 더 자주 열거나 대전사랑카드의 혜택을 더 늘리거나 하는 다양한 부양책들을 써서 어려운 소상공인들과 자영업자들에게 살아갈 힘을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유영 기자 yyh@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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