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대전 스쿨존 음주운전 교통사고 이후에도 밤낮을 가리지 않고 음주운전이 만연하고 있다니 개탄스럽다. 지난달 8일 낮, 대전시 서구 둔산동 인근 어린이보호구역(스쿨존)에서 60대 만취 상태의 음주운전자가 몰던 차량이 인도로 돌진해 보행 중이던 배승아(9)양이 숨지고 어린이 3명이 부상을 입었다. 이 사고 이후 경찰이 음주운전 단속 강화를 발표하고 대대적인 상시 단속을 벌이고 있다. 이렇게 사전에 음주운전 단속을 예고하고 단속에 들어갔음에도 많은 음주운전자들이 적발되고 있다.
경찰이 지난달 9일부터 지난 1일까지 23일 동안 대전지역 주요 도로에서 주간 55회, 야간 124회 등 179회에 걸친 음주단속 결과 모두 227명(주간 54명, 야간 173명)이 적발됐다. 같은 기간 충남에서는 353명(주간 102명, 야간 251명), 세종에서는 38명(주간 4명, 야간 34명)의 음주운전자가 나왔다. 음주운전이 야간뿐만 아니라 주간에도 일상적으로 이뤄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주간 단속은 스쿨존 중심으로 이뤄졌는데 단속을 할 때마다 음주 운전자가 1명씩 나왔다고 한다. 대전 지역 스쿨존에서 매년 20건을 넘는 사고가 발생하고 있다.
몸을 못 가눌 만큼 만취한 상태로 운전대를 잡거나, 심지어 술을 마시고 고속도로를 달리는 사례도 나왔다. 단속 기간 중 충남 천안에서 대전까지 고속도로를 타고 70km가량을 운전하다 경찰에 체포된 음주운전자의 혈중알코올농도는 0.146%였다. 서구 월평동에서 적발된 운전자의 혈중알코올농도는 0.287%, 동구 용전동에서 적발된 운전자의 혈중알코올농도는 0.225%나 됐다. 면허취소 수치(0.08% 이상)를 한참 넘는다. 이정도 수치면 음주자의 신체기능 저하는 물론 보행이 곤란할 정도라고 한다.
전체 음주운전 교통사고 건수는 감소세이나 대낮 음주운전 사고는 오히려 늘고 있다. 밤새 먹은 술이 깨지 않았거나, 낮술 한두 잔은 괜찮겠지 라는 생각에서 운전대를 잡았다 사고를 낸 것으로 풀이된다. 사소한 방심이 엄청난 참극을 일으킨 경우를 수없이 보아왔다. 단속 예고도 아랑곳 않는 음주운전 행태를 언제까지 지켜봐야하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