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오염수 해양 방류 시작… 내년 3월까지 3만 1200t 계획
전통시장 “가뜩이나 경기 안 좋은데… 명절 특수 실종 우려”
유통업계 ‘방류전 수매’ 안심 선물세트로 소비자 발길 잡기

대전의 한 전통시장 내 수산물 가게 앞이 한산하다. 사진=한유영 기자
대전의 한 전통시장 내 수산물 가게 앞이 한산하다. 사진=한유영 기자

[충청투데이 한유영 기자] 일본이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오염수 해양 방류를 시작하면서 지역 소비자, 판매자 모두 불안과 걱정 섞인 목소리를 내고 있다.

특히 추석 명절 대목을 한달 가량 앞두고 방류가 이뤄져 특수를 기대했던 전통시장·소상공인들의 분위기는 더욱 암울한 상황이다.

일본 도쿄전력은 24일 오후 1시쯤 원전 오염수 해양 방류를 시작했다.

내년 3월까지 방류할 것으로 예상되는 오염수 양은 3만 1200t이다. 이는 현재 보관 중인 오염수의 2.3% 수준이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이날 개시된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와 관련 “과학적 기준과 국제적 절차에 따라 처리되고 방류된다면 지금 상황에서 과도하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는 게 전 세계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라며 오염수 문제에 대한 ‘가짜뉴스’ 경계도 함께 당부했다.

하지만 추석 명절 대목을 기대하고 있던 전통시장·소상공인들의 마음은 타들어 가고 있다.

현장에선 이미 수산물에 대한 거부감이 커진 상황에서 소비자들의 발길 잡기가 쉽지 않을 것이란 걱정이 터져 나오고 있다.

김치규 대전 부사전통시장 상인회장은 “오염수 방류 전부터 생선이 안 팔리기 시작해서 지금 수산 쪽에 종사하는 상인 분들은 죽을 지경이라고 이야기한다”며 “그래도 추석 대목을 기대하면서 버텨온 사람들이 많았는데, 이제 오염수 방류가 시작됐으니 다들 허탈해 하고 걱정도 크다”고 말했다.

이어 “소비자들이 오염수 걱정 때문에 수산물 구매 자체를 꺼려하는데, 이건 시장에서 자체적으로 노력한다 해도 해결할 수 없는 부분이고 소비촉진 행사 같은 경우도 인식 변화가 없으면 효과가 전혀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국가차원에서 전반적인 분위기 쇄신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소비자들 사이에선 올해 추석 차례상에 수산물을 올려야 할 지 고민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정부가 후쿠시마를 포함한 8개현에서 생산되는 모든 수산물과 15개현 27개 품목의 농산물 수입을 금지하고 수산물에 대한 방사능 검사도 강화하겠다고 밝혔지만 ‘혹시나’ 하는 생각 때문이다.

대전 중구에 거주하는 40대 주부 A씨는 “명절 음식은 가족들이 다 함께 먹는 거라 더 신경 써서 준비하는데, 오염수 방류가 시작돼서 찜찜한 마음에 동태전이나 굴비를 빼고 다른 것으로 채울 지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역 유통업계는 수산물 추석 선물 세트로 안심 구매 상품을 준비하는 등 오염수 방류 이후 대응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대전 지역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수산 선물 세트는 고객들이 안심하고 구매하는데 초점을 맞췄다”며 “최근 수산물 선택에 안전성을 고려하는 고객들이 늘어나 명절 인기 수산 선물인 굴비의 경우 전체 물량을 올해 4월 이전에 수매한 상품들로만 구성했다”고 말했다.

정부는 역대 최대 규모로 확보해 놓은 수산물 소비 활성화 예산 640억원을 최대한 신속하게 집행하고 소비위축에 대응하기 위해 추가 예비비도 충분히 반영해 지원할 계획이다.

한유영 기자 yyh@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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