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속 日 오염수 방류 우려 겹쳐 구매 ‘오픈런’
정부비축 물량 안영동 하나로마트서 8일까지 판매
시민 “김장에 쓸 소금 사러 왔는데 못 구해” 울상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로 천일염 가격이 급등하자 가격 안정을 위해 정부가 400t의 정부 비축 천일염을 시장에 공급한 가운데 5일 대전 중구 안영동 농협 하나로마트 대전점에서 시민들이 천일염을 구매하기 위해 줄지어서 기다리고 있다. 이경찬 기자 chan8536@cctoday.co.kr

[충청투데이 한유영 기자] “코로나 때 마스크 대란 같아요. 소금 구매 경쟁이 이렇게 치열할 줄 몰랐습니다”

5일 오전 8시 50분 대전 안영동 농협하나로마트 식자재매장 앞은 천일염을 사기 위한 긴 줄이 만들어져 있었다.

이날 오전 9시부터 정부 비축 천일염 판매가 시작될 예정이었으나, 새벽 6시부터 긴 대기줄이 형성될 만큼 천일염 구매 경쟁률은 높았다.

판매 10분 전부터 이미 100명을 훌쩍 넘긴 인원이 카트로 자리를 맡아 놓고 있었다.

판매 시간이 임박하자 주차장에서부터 다급하게 뛰어와 줄을 서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이날 오전 8시 10분부터 줄을 섰다는 김 모(58)씨는 “요즘 소금값이 너무 올랐다”며 “천일염 20kg을 사려면 5~6만원은 줘야 하는데, 3만원이면 기다려서라도 사 놔야한다”고 말했다.

이어 “물가가 너무 많이 올랐는데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문제까지 있어서 정말 소금이 필요한 사람들만 더 힘들게 됐다”고 토로했다.

앞서 정부는 비축 천일염 최대 400톤을 지난달 29일부터 시장에 공급하기 시작했다.

대전에선 이날 처음 정부 비축분이 풀렸다. 안영동 농협하나로마트의 경우 이날 준비된 정부 비축 천일염은 162포(20kg)였다.

소비자가격보다 약 20%할인된 금액으로 판매되는 데다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우려까지 더해져 이날 천일염은 판매 시작 15분 만에 준비된 물량이 모두 동났다.

마지막 번호표가 소진되자 아쉬워하며 발길을 돌리는 사람도 다수였다.

바로 눈 앞에서 대기표를 받지 못한 이 모(70)씨는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에 대해서 너무 여러가지 목소리가 나오니까 혼란스럽기도 하고 어떤 말이 진짜인지도 잘 모르겠다”며 “일단 김장 때 쓸 소금을 미리 사둬보자 해서 왔는데, 오늘 사지 못했으니 내일 다시 와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정부는 때 아닌 소금 대란에 6~7월 공급되는 천일염 물량이 평년 산지 판매량을 상회하는 12만톤에 이르고 이 물량 중 2만톤은 지난달부터 본격 출하하고 있어 천일염 수급에 대해 우려하지 않아도 된다고 설명했다.

안영동 농협하나로마트 관계자는 “이번 정부 비축 천일염은 5일부터 8일까지 4일간 162포씩 판매할 예정”이라며 “1인당 1포 구매 가능하고 식자재 매장에서 판매하지만 일반고객도 이용 가능하니 기간 내 천일염을 구매하시면 된다”고 말했다.

5일 대전 안영동 농협하나로마트 식자재매장 앞에 정부 비축 천일염을 사려는 사람들이 줄을 서 있다. 사진=한유영 기자
5일 대전 안영동 농협하나로마트 식자재매장 앞에 정부 비축 천일염을 사려는 사람들이 줄을 서 있다. 사진=한유영 기자

한유영 기자 yyh@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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