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첫날
청주지역 일식당 점심시간 한산
"이정도 일 것이라곤 생각 못해"
단골들 ‘그동안 고마웠다’ 인사
언론 자극 보도·정치 이용 불만
"가게 망해도 책임 질 사람없어"

▲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당일인 24일 청주시 운천동에서 횟집을 운영하는 사장이 손님 맞이를 위해 가게를 청소하고 있다. 사진=장예린 기자

[충청투데이 장예린 기자] "27년동안 예약 손님이 한명도 없던 적은 이번이 처음이에요."

일본 정부가 예고했던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당일인 24일 오전 11시 30분경 한창 점심시간으로 손님들이 몰려 바쁠 시간이지만 일식당을 운영하는 A(62·여) 씨의 가게는 한산했다.

청주시 상당구에서 1997년부터 가게를 운영했는데 그동안 다양한 풍파를 겪으면서도 점심시간에 예약 손님이 한명도 없던 적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한다.

A 씨는 "오염수 방류 전에도 손님들은 회를 먹어도 괜찮은지 종종 물어보고 불안해했다"며 "오늘 오염수 방류가 시작된다고 하지만 그래도 손님이 있을 줄 알았는데 손님이 한명도 없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자극적인 보도를 하는 언론매체에 대해 불만을 나타냈다.

오염수 방류를 언론매체에서 계속 이슈화하고 불안감을 지나치게 조성해 손님들이 더 많이 줄어든다는 것이다.

오염수 방류가 정치적으로 이용되는 것을 지적하는 상인도 있었다.

13년 동안 청주시 흥덕구에서 일식업을 해온 B(46) 씨는 "매출액이 30%이상 떨어져 정말 잔인할 정도"라며 "자주 보이던 단골들마저 안 보인다"고 전했다.

이어 "정부의 수산업 관련 고위 관계자들이 수산업이 정치적으로 이용되지 않도록 하고 수산업종사자들을 위해 직접 강력하게 나섰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B 씨는 같이 수산업계에 종사하던 지인들 중에는 수산업이 더 이상 비전이 없다고 판단하고 업종을 바꾼 경우도 있었다고 전했다.

그는 "버틸 여력이 없던 사람들은 이미 다 문을 닫았다"며 "5월부터 업종을 바꾸는 지인들이 많이 늘었는데 한명은 국밥집으로, 다른 사람들은 아직도 방향성을 잡지 못했다"고 했다.

B 씨는 "20년 단골들이 지인에게 ‘그동안 고마웠다’고 마지막 인사를 했다더라"고 하고는 더 이상 말을 잇지 못하고 허공을 보며 눈물을 흘렸다.

청주시 흥덕구 운천동에서 15년 간 횟집을 운영한 C(57·여) 씨 역시 가게 운영이 힘들기는 마찬가지다.

C 씨는 "우리는 죽고 사는 생활의 문제에 직면해 있는데 아무런 지원이 없다"고 토로했다. 그는 "한국의 문제가 아닌 세계적인 문제인데 우리는 힘이 없어 하소연 할 곳이 없다"며 "가게가 망해도 해결할 사람도, 책임질 사람도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장예린 기자 yerinis6834@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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