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감 조성에 외식업계 존폐 기로
코로나 이어 원재료·최저임금 인상
학계 "사회안정위해 과학적 접근을"
[충청투데이 김동진 기자] 경쟁이나 하듯 ‘민생 정치’를 외치던 여야 정치권이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를 놓고 당리당략을 앞세운 정쟁에 치중, 외식업 등 서민경제는 존폐 위기로 내몰리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일본 오염수 방류를 ‘제2의 태평양 전쟁’으로 규정, 민주당 지지 성향 사회단체들과 연대한 대정부 장외투쟁을 예고했다.
이에 맞서 국민의힘은 과학적 검증과 대응을 통해 오염수 방류로 인한 피해가 없도록 하겠다며 불안감 확산 저지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처럼 여야가 정쟁에만 혈안인 사이 수산물 판매를 중심으로 한 외식업계 등은 매출 하락으로 인한 운영난 심화를 우려하고 있다.
더욱이 코로나19 사태에 이어 원재료 가격 인상과 최저임금 상승 등으로 가뜩이나 어려운 상황에서 일본 오염수 파동까지 겹치면서 ‘4중고’에 시름하고 있다.
통계청 외식업체 경영실태조사 결과, 국내 일반음식점의 영업이익은 2021년 3494억원에서 지난해에는 2004억원으로 거의 반토막 난 상황이다.
매출 부진으로 대출금 상황마저 어려운 형편이어서 폐업을 고려하는 외식업자들도 늘고 있다.
한국은행의 2022년 금융안정보고서와 전국경제인연합회의 2023년 자영업 전망 설문조사 결과를 종합해보면, 자영업자 대출 규모는 최근 3년새 무려 48.1% 증가하는 등 빚으로 연명하고 있다.
이들 중 40% 정도는 영업실적 하락과 자금 사정 악화 등으로 향후 3년 이내 폐업을 고려중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와 관련, 일본 오염수 방류에 대한 국민 불안감 조성에 대해 국내 과학계에선 과학적 근거없는 정치적 선동에 불과하다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한국과학기술한림원이 최근 ‘후쿠시마 오염수 처리 후 방류의 국내 영향’을 주제로 원자력공학·방사선학·핵의학·방사성 폐기물 전문가들을 망라해 개최한 토론회에서 제기된 내용들을 살펴봐도 그렇다.
정용훈 한국과학기술원(KAIST) 원자력·양자공학과 교수는"2011년 후쿠시마 앞바다의 세슘 농도가 지금보다 훨씬 컸는데도 한국에는 아무런 영향이 없었다"고 밝혔다.
서경석 한국방사성폐기물학회 부회장과 강건욱 대한핵의학회장 등도 "삼중수소는 우리가 늘 마시는 생수나 수돗물에도 다 들어가 있다"며 "‘제로’가 아니면 위험하다고 보는 건 공포 마케팅으로 인한 잘못된 현상"이라고 비판했다.
김성환 대한방사선방어학회장, 이덕환 서강대 화학과 명예교수, 윤순창 서울대 지구환경과학부 명예교수 등 관련학계 전문가 대부분 "오염수 피해 우려는 과학적 근거에 맞지 않는 억지 수준"이라며 2008년 광우병 선동과 별반 차이가 없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외식업계 등 자영업계 내부에선 일부 정치권과 사회단체 등이 합세해 민생보다는 정략적 판단으로 사회적 불안감을 조성, 존폐 위기로 내몰고 있다는 원성이 팽배하다.
지난 2008년 광우병 파동 당시에도 외식업자들이 줄도산하면서 피해액만 6000억원 정도로 추산되고 있으나, 괴담을 조장했던 정치권이나 시민단체들은 아무런 책임도 지지 않았다는 비판도 내놓고 있다.
김동진 선임기자 ccj1700@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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