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대릉원 주변 황리단길[국가유산청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대릉원 주변 황리단길[국가유산청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국가유산청이 최근 내놓은 ‘고도 이미지 찾기’ 사업 결과를 보면 지역별 효과가 극명히 엇갈린다. 경주·부여·공주·익산 등 고도(古都) 4곳에서 진행했는데, 경제적 효과 격차가 최대 30배 이상이나 벌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국가유산청은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10년 간 고도 이미지 찾기 사업을 벌였다. 이 기간 고도 지역의 역사문화 경관 회복 등을 위해 4개 고도에 700여억원의 예산을 투입했다. 한옥을 조성하고, 주변 환경을 정비해 관광객이 찾도록 했다.

고도 이미지 찾기 사업은 비용대비 편익 비율(B/C ratio)이 2.43으로 지역 경제 활성화에 기여했다는 평가다. 비용·편익비율이 1 이상이면 보통 사업 타당성 있는 것으로 본다. 비용·편익비율 2.43은 경제적 타당성이 충분히 입증됐다는 반증이다. 이번 사업의 대상지에 신라의 고도 경주 1곳과 백제의 고도 부여·공주·익산 등 3곳이 들어갔다. 우리의 관심은 부여·공주의 고도 이미지 찾기 사업이 얼마나 성과를 거뒀느냐다. 결과적으로 경주의 완승이었다.

4개 고도 주민의 직접적 편익은 약 9억원, 간접 관광 유발 편익은 약 1,740억원이었지만 대부분이 경주의 몫이었다. 경주가 1,559억원을 차지해 압도적이었고, 공주 84억원, 부여 45억원, 익산 52억원 순으로 나타났다. 같은 고도임에도 경주와 너무 차이가 벌어진다. 경주는 비용·편익비율이 4를 넘지만 부여·공주·익산은 0.6~0.8 정도로 엄밀히 말해 사업 타당성도 떨어진다. 경주는 황리단길이라는 킬러콘텐츠가 관광객 유치에 절대적이었다. 경주를 찾은 관광객 10명 중 7~8명이 황리단길을 다녀갔다고 한다.

부여와 공주는 경주의 성공사례를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다. 공주시는 제민천 개발에 상당한 공을 들이고 있다. 천변을 따라 카페가 하나둘씩 들어서고 있다. 부여군은 쌍북리 한옥마을이 점차 유명세를 타고 있다. 마을 앞에 백마강이 흐르고, 낙화암이 펼쳐 있다. 황리단길에 버금가는 특화 관광지로 우뚝 섰으면 하는 바람이다. 황리단길이 민간주도로 성공모델을 구축한 걸 보면 지역공동체의 참여의지가 얼마나 중요한지 새삼 일깨워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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