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 92% “방송시설 관리 교사 업무 아냐”… 제도 정비 필요성 부상
[충청투데이 김영정 기자] 아산 교사 사망을 계기로 드러난 교사 업무 과중 문제가 도의회 행정사무감사에서 또다시 도마에 올랐다.
방송관리·태블릿 관리·네트워크 대응 등 교사 비전문 업무가 여전히 정리되지 않은 가운데, 학교당 1명뿐인 교육행정공무직 배치 기준도 구조적 병목으로 지목됐다.
19일 열린 충남도의회 교육위원회의 충남교육청(기획국, 교육국, 행정국, 감사관) 소관 행정사무감사에서 이지윤 의원(더불어민주당·비례)은 “아산에서 발생한 교사 사망 사건의 핵심 원인 중 하나가 방송·정보화 업무 과중이었다는 점을 도교육청이 무겁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해당 교사는 과학교사였지만 방송·정보화 업무와 갑작스러운 담임 업무까지 겹치면서 과로에 시달렸다”며 “현장의 구조적 문제가 여전히 반복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충남교육청이 제출한 도내 103개교 자료에 따르면 방송시설 유지보수를 교사가 전담하는 학교는 72%, 태블릿·PC 관리 업무는 84%, 기기 고장 접수·조치 또한 80%가 교사에게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의원은 전교조와 교총이 충남 교원 1598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방송시설 관리는 교사 업무가 아니다”라고 답한 교원 비율이 92%에 달한다는 점도 제시했다.
이와 관련해 김경호 충남도교육청 교육국장은 “교사·행정직·공무직 간 업무조정은 노조·단체 등과의 논의가 필요한 사항”이라며 “일부 학교에서는 교사가 직접 관리하는 것이 편하다고 보는 의견도 있다”고 답변했다.
이에 이 의원은 “개별 선호가 아니라 전체 학교 구조를 기준으로 제도를 재정비해야 한다”고 반박했다.
문제의 배경으로 교육행정공무직(교무행정사·전산실무원 등) ‘학교당 1명’ 고정 배치의 구조적 한계도 지적됐다.
충남은 학급 수와 규모에 관계없이 모든 학교에 1명을 동일 배치하고 있으며, 이는 강원·경기 등 타 시도의 학급규모별 차등배치(1~4명)와 대조된다.
이 의원은 “충남의 행정공무직 비율은 9%대에 불과해 교사의 과중 업무를 분담할 수 있는 구조가 아니다”고 비판했다.
남도현 기획국장은 “학교지원센터 확대와 함께 배치기준 개선을 검토하겠다”고 답변했다.
이지윤 의원은 “교사가 수업과 학생지도에 집중할 수 있도록 비전문 영역의 부담을 반드시 줄여야 한다”며 “아산 교사 사망 사건이 다시는 반복되지 않도록 근본적인 업무구조 개선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영정 기자 yeongjeong0896@cctoday.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