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시 축제’ 원도심 곳곳 전시·체험 콘텐츠로 채워
216만명 방문… 지역경제 파급효과 4021억 기록
기차여행·버스킹·VR체험으로 관광객 발길 잡아
먹거리존 연일 붐벼… ‘꿈돌이’ 굿즈 인기 폭발
사고·쓰레기·바가지요금 없는 ‘3無 축제’ 실현
원주·천안·보령 등 지자체 10곳 벤치마킹차 방문
[충청투데이 조사무엘 기자] 무더웠던 지난 여름, 대전의 밤은 그야말로 ‘HOT’했다.
올해로 3회차를 맞은 ‘대전 0시 축제’는 그동안 다져온 기틀 위에 완성도를 한층 끌어올리며 도시 축제의 기준을 새로 쓰는 데 성공했다.
대전역에서 옛 충남도청까지 이어지는 중앙로 전역이 9일간 거대한 문화공간으로 변신하고, 무대와 전시·체험 콘텐츠가 원도심 곳곳을 채우면서 시민과 관광객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았다.
개막 첫날부터 폐막까지 이어진 폭발적인 성원 속에 방문객 216만명, 지역경제에 미친 파급효과만 4021억원을 기록했다.
‘여름 밤=대전’이라는 인식을 공고히 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 과거·현재·미래를 잇는 도심형 축제, 콘텐츠 확장으로 완성도 높였다.
2025 대전 0시 축제는 ‘잠들지 않는 대전, 꺼지지 않는 재미’를 주제로, 도심을 세 구역(과거·현재·미래)으로 나눠 구성했다.
2023년 110만명, 2024년 200만명 방문에 이어 올해 216만명의 관람객을 끌어들인 배경에는 ‘콘텐츠 다양화’와 ‘공간 확장’이 있었다.
‘과거존’은 대전역의 철도 개통을 모티브로 한 기차여행 몰입형 프로그램과 먹거리 콘텐츠를 강화해 과거의 공간을 감각적으로 재해석했다.
중앙로 특설무대는 지난해보다 개방감을 키운 4면 구조로 재배치돼 관람 편의성을 높였고, 대형 LED를 통해 중앙시장과 한의약특화거리에서도 공연을 관람할 수 있게 했다.
‘현재존’은 원도심의 골목과 소극장, 버스킹 무대, 갤러리가 하나의 공연 벨트로 연결되며 ‘걸어 다니는 축제’를 실현했다.
대전시립예술단 공연부터 다양한 버스킹, 연극무대까지 장르의 경계도 사라졌다.
특히 ‘대전국제소극장연극축제’가 같은 기간 개최돼 미국·영국·중국·루마니아 등 해외 우수 작품을 도심에서 관람할 수 있었다.
‘미래존’은 6대 핵심 전략산업을 주제로 한 전시와 AI·VR·4D 체험을 제공하며 가족 단위 관람객의 발길을 집중시켰다.
지난해보다 2배 확장된 ‘대전미래과학체험관’에는 긴 대기 줄이 이어졌고, 로봇 퍼포먼스와 가족형 테마파크는 어린이 관람객의 필수 코스로 자리 잡았다.
더불어 꿈씨패밀리 조형물과 잔디 포토존, 목척교 아이스호텔 등 포토 스팟 강화도 효과를 거뒀다.
◆ 원도심 경제가 살아났다…소비·관광·브랜드 효과까지 확산
올해 축제의 성과는 숫자로도 분명하게 드러났다.
대전시는 올해 0시 축제를 통해 총 4021억원의 경제효과를 낳았다고 밝혔다.
직접효과는 1108억원, 간접효과는 2913억원으로 집계됐으며, 축제 기간 동안 대학생 아르바이트 2808명이 고용돼 청년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했다.
원도심 상권 활성화도 두드러졌다.
축제 기간 6개 구역 97개 점포로 구성된 먹거리존은 매일 방문객으로 붐볐고, 일부 점포는 하루 매출 1000만원을 넘기는 등 축제 기간 내내 높은 회전율을 기록했다.
지역 대표 캐릭터인 ‘꿈돌이’를 활용한 굿즈 판매도 폭발적이었다.
행사장 부스와 팝업스토어에는 연일 긴 대기 줄이 이어졌고, 특색 있는
‘맛잼 시리즈’ 상품은 일부 품목이 조기에 완판되기도 했다.
캐릭터 기반 로컬 브랜드 사업의 성장 가능성이 뚜렷해진 대목이다.
SNS와 온라인 확산 효과도 컸다.
SNS와 유튜브 등 축제 관련 콘텐츠 조회 수는 1728만회로 지난해보다 49% 증가했고, 구글 트렌드 지수에서 대전이 전국 지자체 중 검색량 1위를 기록하며 도시의 디지털 존재감도 강화됐다.
시 관계자는 "해외 관람객 반응까지 고려할 때 글로벌 축제로의 성장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 3년 연속 ‘3무(無) 축제’…AI 인파관리·폭염 대응으로 안전을 완성했다
축제의 완성도를 높인 또 다른 요소는 ‘안전’이었다.
대전시는 올해도 사고·쓰레기·바가지요금이 없는 3년 연속 ‘3무(無) 축제’를 실현했다.
이를 위해 하루 평균 817명의 안전 인력을 현장에 배치했고, 총 178대 CCTV와 AI 기반 인파 관리 시스템을 통해 5개 권역별 안전관리 체계를 구축했다.
기록적인 폭염에 대응하기 위한 안전대책도 철저했다.
90m 그늘막, 미스트터널, 쿨링포그, 살수차 등 폭염 저감 장비가 설치됐고, 체험부스 운영시간을 오후 4시 이후로 조정했다.
30개 이상 폭염쉼터를 운영하며, 응급의료소·냉방공간을 함께 마련했다.
쓰레기 관리 역시 체계적으로 운영됐다.
총 1200명의 청소 인력이 투입됐으며,
다회용기 135만개를 지원해 친환경 축제로서의 가치를 강화했다.
이 같은 운영 전략은 대전이 도심형 축제를 안전하게 관리할 수 있는 도시라는 점을 다시 증명했다.
◆ "대전은 이제 축제의 중심"…세계적 도시축제로 도약한다
이번 축제는 국내 다른 지자체의 벤치마킹 대상으로 떠올랐다는 점에서 의미를 더한다.
원주·천안·보령·화천 등 전국 10개 지자체 관계자들이 현장을 방문해 운영방식과 콘텐츠 구성을 확인했고, KBC 광주방송은 ‘노잼도시의 반란’이라는 기획 보도를 통해 대전의 축제 성공 사례를 집중 조명했다.
대전이 ‘축제의 중심 도시’로 부상했다는 판단이다.
이장우 시장은 "대전 0시 축제는 지역경제 활성화, 도시 브랜드 강화, 관광객 증가라는 세 가지 성과를 동시에 거둔 축제"라며 "올해 성과에 만족하지 않고 새로운 콘텐츠와 과감한 도전으로 내년에는 더 큰 성과를 시민들께 돌려드리겠다"고 말했다.
조사무엘 기자 samuel@cctoday.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