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감이 유행 중인 지난 11일 성북구 우리아이들병원 진료실이 진료를 받기 위해 기다리는 어린이들로 붐비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독감이 유행 중인 지난 11일 성북구 우리아이들병원 진료실이 진료를 받기 위해 기다리는 어린이들로 붐비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충청투데이 함성곤 기자] 초겨울 문턱에서 인플루엔자(독감) 유행이 급격히 확산하고 있다.

전국적으로 의심 환자 발생률이 최근 10년 사이 가장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는 데다, 대전 지역 환자 수 역시 심상치 않아 지역민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18일 대전시에 따르면 지역 내 독감 표본감시기관 10곳이 지난달 1일부터 이날까지 진료한 전체 외래 환자 수는 2만 9528명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인플루엔자 병원체가 체내에 침입했을 것으로 의심되는 '의사환자'는 1066명으로 파악됐다.

다만 지역 내 의사환자는 추후 더욱 증가할 가능성이 크다. 지난 9월 국가정보자원관리원 화재 이후 질병통계 입력 시스템이 완전히 복구되지 않아 현재는 의료기관들이 수기로 의사환자를 신고하고 있고, 질병관리청이 이를 수작업으로 정리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르면 내주 중 시스템 복구가 완료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데, 이후 지역 최종 집계 수치는 지금보다 더 증가할 가능성이 크다는 게 방역 당국의 설명이다.

전국 단위에서도 독감 환자 증가세는 뚜렷하다. 질병청에 따르면 올해 45주차 기준으로 전국 표본감시 의료기관 300곳을 찾은 외래환자 1000명당 인플루엔자 의사환자는 50.7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직전 주(22.8명) 대비 122% 급증한 수치로, 최근 10년간 같은 시기 중 가장 높은 수치다.

2020~2023년 코로나19 영향으로 독감 유행 양상이 다소 달랐던 시기를 제외하면, 최근 10년 사이 가장 빠른 발령이다.

특히 취약 연령대인 유·소아층에서 독감 의심 환자 발생이 두드러지고 있다. 7~12세 연령대의 의사환자는 외래환자 1000명당 138.1명으로, 전주(68.4명) 대비 2배 이상 급증했다. 이와 함께 독감 바이러스 검출률도 35.1%로, 직전 주(19.0%)보다 크게 올랐다.

방역 당국은 이러한 급증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임승관 질병청장은 지난 17일 열린 ‘호흡기감염병 관계 부처 합동대책반’ 회의에서 “현재 유행 중인 바이러스는 인플루엔자 A(H3N2)가 주를 이루고 있으며, 일부 변이가 나타나고 있지만 예방접종의 효과는 여전히 유효한 것으로 판단된다”며 “올해는 인플루엔자 유행 기간이 길어질 가능성이 크고, 지난해와 유사한 수준으로 큰 규모의 유행도 예상된다”고 밝혔다.

기온이 뚝 떨어지는 겨울철로 접어든 가운데 독감 유행은 더욱 심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백신 접종의 중요성이 다시 한번 강조되고 있다.

박지원 가톨릭대학교 대전성모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대부분의 독감은 증상 완화를 위한 대증 치료만으로 회복되지만, 고령자, 면역저하자, 당뇨나 신장 질환 등 만성질환을 앓는 이들에겐 심각한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다”며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는 매년 다른 유형으로 유행하기 때문에, 매년 최신 백신으로 예방접종을 받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예방법”이라고 조언했다.

함성곤 기자 sgh0816@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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