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세 이후부터 대상포진 백신 등 접종 권장
면역력 저하로 감염 위험↑… 합병증 주의
예방접종·정기적 검진으로 건강 지켜야
[충청투데이 함성곤 기자] 나이가 들수록 면역 기능은 서서히 약해진다. 평소 건강관리를 잘해도 감염성 질환에 취약해지고, 가벼운 감기나 바이러스 감염이 폐렴이나 합병증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커진다. 중년 이후 중요도가 높아지는 백신에 대해 김기덕 대전선병원 건강검진센터 전문의의 도움말로 알아본다.중년 이후에는 면역력 저하로 각종 감염성 질환 발생률이 급격히 높아지면서, 연령대별로 필요한 백신을 꾸준히 챙겨야 한다. 특히 50세 이후에는 대상포진, 60세 이후에는 RSV(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 65세 이상은 독감과 폐렴구균 백신 접종이 권장되고 있다.
◆50세 이상, 신경통 위험 큰 ‘대상포진 백신’
50세 이후 가장 먼저 고려해야 할 백신은 대상포진이다. 대상포진은 치명적인 질병은 아니지만, 한 번 발병하면 통증이 수개월에서 수년간 이어질 수 있다. 특히 60대 이상에서는 후유증인 대상포진 신경통이 약 10~20%의 환자에서 나타나며, 시력·청력 저하나 일상생활 장애로 이어질 수 있다.
대상포진은 외부 감염이 아닌, 수두 바이러스가 몸속에 잠복했다가 면역력이 떨어질 때 재활성화되며 발생한다. 김 전문의는 "면역력이 저하되는 중·장년층은 대상포진 백신 접종이 필수적"이라며 "가족 중 대상포진 병력이 있거나 당뇨병, 심혈관질환, 류머티즘 등 만성질환이 있는 사람은 특히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60세 이상, 폐렴 위험 낮추는 ‘RSV 백신’
60세 이상부터는 RSV(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 백신 접종이 필요하다. RSV는 겨울철 감기를 유발하는 흔한 바이러스지만, 고령층에게는 폐렴이나 급성 호흡부전 등으로 진행될 수 있다. RSV 감염 환자의 절반 이상이 폐렴을 동반하고, 입원 환자 10명 중 1명꼴로 사망에 이를 정도로 치명률이 높다. 특히 천식이나 만성폐쇄성폐질환(COPD) 등 호흡기 질환을 앓는 사람은 감염 시 회복이 더디다. 김 전문의는 "미국 당뇨병 학회에서도 60세 이상 당뇨 환자에게 RSV 백신 접종을 권장하고 있다"며 "기저질환을 가진 고령층은 RSV 백신을 통해 폐렴 위험을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65세 이상, 매년 접종해야 하는 ‘독감 백신’
65세 이상 고령층은 매년 인플루엔자(독감) 백신 접종이 필수다. 독감은 단순 감기보다 전신 염증 반응이 강해 폐렴이나 심혈관질환 같은 합병증을 동반하기 쉽다. 다만 고령층은 면역 노화로 백신 효과가 떨어지는 경우가 많다. 일반 독감 백신이 70~90%의 예방효과를 보이는 반면, 65세 이상에서는 17~53% 수준에 그친다. 이에 최근에는 고면역원성 독감 백신이 도입됐다. 기존 백신보다 항원 용량을 4배 높이거나, 면역증강제를 추가해 항체 반응을 강화한 형태다. 김 전문의는 "고면역 백신은 비용이 다소 높지만, 폐렴 입원율을 크게 낮추는 효과가 있어 미국에서는 65세 이상 고령층에게 적극 권장되고 있다"고 전했다.
◆함께 챙겨야 할 ‘폐렴구균 백신’
고령층에게 치명적인 감염병 중 하나가 폐렴이다. 폐렴의 주요 원인균인 폐렴구균은 예방접종으로 충분히 관리할 수 있다.
폐렴구균 백신은 크게 단백결합백신과 다당질백신으로 나뉘며, 개인의 건강 상태나 과거 접종 이력에 따라 접종 간격과 순서가 달라진다. 김 전문의는 "폐렴구균 백신은 개인별 맞춤접종이 중요하다"며 "의료진 상담을 통해 본인에게 맞는 백신 종류와 접종 시기를 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예방이 곧 치료…정기검진과 백신이 건강 지키는 길
나이가 들수록 질병 발생률이 높아지는 것은 피할 수 없지만, 예방접종과 정기검진으로 대부분의 감염병은 충분히 예방할 수 있다. 김 전문의는 "면역력이 떨어지는 중·장년층에게 백신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라며 "연령과 건강 상태에 맞는 예방접종을 통해 노년기 건강을 지키는 것이 가장 현명한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도움말=김기덕 대전선병원 건강검진센터 전문의
함성곤 기자 sgh0816@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