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재 진압 어려워 소방관 매몰 가능성 높아
.최근 건물 강화 기준했지만 기존건물서 화재
패널 내부, 간이 스프링클러 등 새로운 대안
무엇보다 사용자 안전의식 높아야 화재 발생

2025년 2월 17일 옥천 폐기물 재활용업체 화재 현장 [옥천소방서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2025년 2월 17일 옥천 폐기물 재활용업체 화재 현장 [옥천소방서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충청투데이 함성곤 기자] 샌드위치 패널의 불연 성능을 강화한 현행 기준에서 벗어나 있는 오래된 공장이나 창고 등의 화재는 여전히 끊이지 않고 있다.

때문에 제도 실효성 향상을 위해서는 기존 건축물 보강을 비롯, 자율적인 안전체계 확립과 기술적 대안 마련 등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송영호 대전과학기술대학교 소방·산업안전관리학과 교수는 샌드위치 패널을 “소방 진압의 난적”이라고 표현했다. 철판 외피가 소화수를 막아 단열재 내부로 침투하기 어렵고, 구조적으로 붕괴 위험까지 높다는 것이다.

그는 “건축 자재로는 경제성과 시공성이 장점이지만, 화재 진압에서는 가장 까다로운 형태”라며 “무너져 내리면 소방관 매몰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일례로 지난해에는 2021년부터 3년간 화재 진압 중 순직한 소방관 10명 중 7명이 샌드위치 패널 건물의 화재를 진압하다가 사망했다는 소방청 집계가 발표되기도 했다.

송 교수는 “이미 시공된 건물에 새 기준을 강제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며 “결국 화재 예방의 핵심은 건물주와 시공사의 자율적 안전의식”이라고 지적했다.

황철홍 대전대학교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최근 진행돼 왔던 제도 변화가 일정 부분 성과를 냈다고 평가했다.

그는 “국토부가 피난·방화 구조 규칙을 개정해 실물모형 시험을 통과한 제품만 사용할 수 있게 하면서 기준이 크게 강화됐다”며 “최근 제작된 패널은 과거보다 열과 연기에 훨씬 강한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최근 발생한 화재 대부분은 이전 기준으로 시공된 건물에서 발생하고 있는 상황.

황 교수는 “공장 벽체를 교체하기 어렵다면, 경계부에 드렌처(물분무) 설비를 설치해 화염 확산을 막는 방법이 있다”며 “지자체가 시범 설치나 예산 지원을 통해 연소 확산을 최소화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그러면서 “기존 건물의 구조를 바꾸지 않고 패널 내부에 국소 소화약제를 삽입하거나, 간이 스프링클러의 성능을 높이는 연구도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결국 단순한 기준 강화만으로는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어려운 만큼, 화재 피해를 줄이기 위한 당국과 사용자의 안전의식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이 학계의 공통된 시각이다.

송 교수는 “결국 안전은 제도가 아니라 실행의 문제”라며 “당국의 감독 강화와 기술 보완, 자율적 안전관리의 삼박자가 맞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함성곤 기자 sgh0816@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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