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망자 수 63%, 부상자 수 42.5% 감소
[충청투데이 전종원 기자] 최근 서산 호수공원 사거리를 지나는 운전자들의 표정이 눈에 띄게 밝아졌다. 신호등 6개가 만성적인 출퇴근 정체를 유발했던 서산 호수공원 사거리가 신호 없는 회전교차로로 전환되면서, 길게는 2~5분까지 걸리던 통과 시간이 평균 20~30초로 대폭 단축됐다.
이제 시민들은 '가다 서다'를 반복하며 느꼈던 짜증 대신, 상습 정체에서 '교통 체증 해방'을 체감하고 있다.
시가 이 곳에 회전교차로 설치를 결정한 배경에는 만성적인 교통 체증과 함께 높은 사고 위험성이 자리 잡고 있었다. 시 관계자가 제공한 자료에 따르면, 회전교차로 설치 전 호수공원 사거리의 교통사고 현황은 2019년부터 2023년까지 총 40건의 사고가 발생했으며, 이로 인해 41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특히 2020년에는 사고 건수가 11건, 사상자 수가 15명으로 가장 심각한 수준을 기록하며 개선의 필요성이 절실했다.
시는 회전교차로가 교통 흐름 개선은 물론 사고 위험을 획기적으로 낮추는 종합 대안임을 확인하고 이 사업을 추진했다. 실제로 행정안전부의 전국 분석 자료에 따르면, 회전교차로 설치 후 교통사고 사망자 수는 63%, 부상자 수는 42.5%가 감소하는 효과가 입증된 바 있다.
회전교차로 설치로 급정지·급출발이 줄어들면서 소음 및 배출가스 감소 등 환경적 효과까지 거두고 있지만, 성공적인 정착을 위해서는 시민들의 운전 습관 변화가 필수적이다.
현재 일부 운전자들이 기존 신호 교차로의 습관대로 직진 진입을 시도해 회전 차량과 접촉 사고가 발생하는 사례가 있다.
실제로 사고를 겪은 운전자 A씨는 "조금만 서행하고 주위를 살폈더라면 사고를 막을 수 있었다"며, "안전 운전이야말로 시간·비용·환경 모두를 지키는 1석 3조의 선택"이라고 강조했다.
시 관계자는 "회전교차로에서는 회전 차량이 최우선"이며, "진입 시 좌측 방향지시등, 진출 시 우측 방향지시등 사용이 올바른 통행 방법"임을 강조하며 안전 운전을 당부했다.
호수공원 인근에 거주하는 시민 B씨는 "예전에는 복잡했는데, 회전교차로 덕분에 운전이 훨씬 안전하고 여유로워졌어요. 도시 미관도 더 좋아진 것 같고, 정말 만족스러워요."라며 개선된 환경에 대한 높은 만족감을 표현했다.
호수공원 회전교차로의 성공적인 효과를 발판 삼아, 시는 교통 환경 개선 노력을 도심 전반으로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시는 의료원사거리, 산동사거리, 경찰서사거리 등 6곳의 교차로에 회전교차로를 순차적으로 추진하는 동시에, 시민들이 요구하는 신호 운영의 탄력성 확보와 유연한 행정을 도입해 교통 효율성을 지속적으로 높여 나갈 계획이다.
시 관계자는 "호수공원의 성과를 바탕으로 시민이 체감할 수 있는 친환경·효율 중심의 교통정책을 지속적으로 확대하여 '통제에서 흐름으로의 전환'이라는 도심 교통의 핵심 과제를 해결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전종원 기자 smart@cctoday.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