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3차례 연속 동결
수도권 집값 정부 대책 영향

이창용 한은 총재,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 주재. 연합뉴스 제공. 
이창용 한은 총재,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 주재. 연합뉴스 제공. 

[충청투데이 조선교 기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세 차례 연속 동결했다.

수도권 집값과 미국 관세 협상의 불확실성, 이에 따른 환율 급등 등이 주요 배경으로 꼽히는데, 부동산과 건설 경기 전반이 장기간 침체된 비수도권 시장에선 우려가 가중되고 있다.

금통위는 23일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현행 연 2.5% 수준으로 동결, 다음 회의까지 유지하기로 했다.

금통위는 부동산대책의 수도권 주택시장과 가계부채 영향, 환율 변동성 등 금융 안정 상황을 좀 더 살펴볼 필요가 있는 만큼 기준금리 수준을 유지하는 것이 적절하다는 판단이다.

앞서 금통위는 올 들어 상반기 중 두 차례 기준금리를 인하한 바 있다.

당시 미국 관세 전쟁으로 인한 타격과 내수 부진 등 국내 여건으로 경제성장률이 저조할 것으로 예상되자 금리 인하 완화 기조를 이어갔다.

그러나 하반기에는 7·8월에 이어 3연속 금리를 동결한 상태인데, 주요 배경으로는 우선 수도권 집값 상승과 정부의 대책 추진 등이 꼽힌다.

앞서 정부는 수도권 집값 상승세가 이어지자 6월과 9월 고강도 규제와 공급 대책을 발표했고 그럼에도 불구, 상승세가 지속되자 이달 들어 10·15 대책으로 규제 강도를 높였다.

이런 가운데 기준금리를 인하할 경우 정부의 부동산 규제 정책과 엇박자를 낼 것으로 예상되면서 이번 통화정책방향 회의 이전부터 동결 가능성이 점쳐진 바 있다.

부동산 시장의 유동성을 더욱 억제하겠다는 취지인데, 비수도권 부동산 시장에선 이에 대한 우려가 깊다.

수도권과 달리 부동산 거래부터 건설 경기, 내수 부진 등 침체가 장기간 지속된 상황에서 시장의 유동성까지 제한되면 더욱 경기가 위축될 것이란 이유에서다.

이 때문에 수도권과 차별화된 지역 경기 부양책의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됐지만 이마저도 요원한 상황이다.

일각에선 수도권의 집값과 미국 관세 협상 등 문제가 진전을 보이지 않을 경우 내달 27일 예정된 회의에서도 기준금리 인하가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금통위는 “경기 면에서는 금리 인하 기조를 이어나갈 필요가 있다고 보고 있지만, 성장 전망의 리스크가 상·하방으로 모두 확대된 데다 금융안정 리스크도 커진 만큼 기준금리의 추가 인하 시기와 폭 등은 앞으로 입수되는 데이터를 보면서 결정해 나가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조선교 기자 mission@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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