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범 충남 천안담당 부장 news7804@cctoday.co.kr
[충청투데이 이재범 기자] 프로축구 K리그2(2부리그) 선두 인천유나이티드와 2위 수원삼성블루윙즈의 경기가 8일 열렸다.
현장에서 본 경기장 주변은 그야말로 축제의 장이었다.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는 킥오프 몇 시간 전부터 인산인해를 이뤘다. 수도권전철 도원역에서는 인파가 쏟아져 나왔다. 각자의 응원팀 유니폼을 입은 이들로 경기장 주변은 온통 ‘파랑’ 물결을 이뤘다. 내부에서도 대형 깃발 수십여 개가 쉴 새 없이 요동쳤다. 경기장 외부 푸드트럭에는 음식을 사려는 줄들이 길게 이어졌다.
성적이 좋은 팀들 간의 매치는 팬들을 경기장으로 이끈다. 양 팀은 좀처럼 패배를 하지 않는다. 매 경기 시원시원한 득점이 터져 나온다. 관중이 모일 수 있는 원동력이다.
이날 인천의 홈경기장에는 1만 8134명이 함께했다. 역대 2번째 매진 기록이라고 했다. 긴 명절 연휴의 특수도 한몫했다. 비록 이날 경기 승자는 없었지만 양 팀 모두 득점에 성공하며 팬들에게 나름 선물을 안겼다.
반면 같은 날 천안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천안시티FC와 부산아이파크 경기의 관중은 2004명에 그쳤다. 운동장 인근 수십여 곳 아파트 중 1개 단지의 주민만을 모아 놓은 것에 불과할 정도였다.
시즌 평균 관중에도 못 미치는 수치였다. ‘원인이 무엇일까’ 생각해 보게 된다. 무엇보다 성적이다. 득점도 저조하다. 천안은 33라운드를 치르는 동안 13경기에서 득점을 기록하지 못했다.
그간 천안은 명확한 ‘팀컬러’가 없었다. 프로구단으로서 지향하는 목표조차 불명확했다. 감독 선임에서부터 선수 구성까지 많은 면에서 의문 부호만을 남겼다. 이웃한 충남아산FC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지난해 리그에서 준우승했던 팀이 현재 9위로 내려앉았다. 천안에 이어 아산도 최근 감독과 이별했다. 시즌을 포기하고 내년을 기약하겠다는 의미다.
그런데 다음을 준비하는 주체가 불분명하다. 아산은 수뇌부 공백이 예상되고 있다. 천안도 단장의 임기가 내년 초까지다. 천안과 아산 모두 시민구단이다. 지자체의 지원으로 운영된다. 많은 권한이 공무원들에게 넘어갈 가능성이 높다. 정치인이나 지역 축구인들의 입김이 작용할 여지도 있다.
지역을 철저히 배제하고 외부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별도 기구를 꾸려 미래를 도모하자는 제안의 이유다. 선두 인천은 올해 100억 원의 예산이 들었다고 한다. 아산과 천안을 합치면 150억 원을 훌쩍 넘는다. 이참에 두 팀을 묶어 ‘광역급’ 팀으로 거듭나게 하는 방안도 고려해보면 어떨까 싶다. 지역에서도 축구장에 만원 관중이 몰리는 그런 날이 오길 바라본다.
이재범 기자 news7804@cctoday.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