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중경 유치 충남 단일화 필요성 높아
과거 타 시도에 후보지 빼앗긴적 있어
경쟁지 남원, 영호남 정치권 한목소리
김지사, 일부 서운해도 단일화 공감해
일부 부정적 의견 있어 대승적 합의 필요

중앙경찰학교 [연합뉴스TV 제공]
중앙경찰학교 [연합뉴스TV 제공]

[충청투데이 권혁조 기자] 충남 아산·예산이 전북 남원과 제2중앙경찰학교(이하 제2중경) 유치를 위해 경쟁을 펼치고 있는 가운데 ‘집안싸움’을 벌이다가 모두 ‘빈손’이 됐던 사례를 ‘반면교사(反面敎師)’ 삼아야 한다는 지적이다.

충남은 과거에도 소방복합치유센터, 중부해양경찰청 등의 전국 공모사업에서 도내 후보지 단일화 필요성에도 후보지가 난립한 탓에 타 시도에 최종 후보지를 뺏긴 경험을 수차례 겪어봤기 때문이다.

30일 충남도 등에 따르면 경찰청은 지난해 제2중경 부지 공모에서 충남 아산시와 예산군, 전북 남원시를 1차 후보지로 선정하고, ‘제2중앙경찰학교 후보지 타당성 분석 및 사업방식’ 연구용역 등을 거쳐 연내 최종 후보지를 발표할 계획이다.

이에 남원은 후보지 당사자인 전북뿐 아니라 영·호남 정치권까지 ‘지역 균형 발전’, ‘영호남 화합’ 등을 내세우며 제2중경 남원 유치를 위해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반면 충남은 아산과 예산, 2곳이 후보지에 오른 탓에 도 차원에서 어느 한쪽의 손을 들어줄 수 없는 입장이다.

김태흠 충남지사는 29일 민선8기 4년차 시군방문으로 예산을 찾은 자리에서 “이재명 당시 대선후보가 남원과 아산에 제2중경 설립 중복 공약을 하면서 객관적 평가가 아닌 정치적으로 흐를 것 같은 우려가 있다”며 “일부에서 서운하고 비판의 소리를 듣더라도 단일화를 적극적으로 해야겠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충남도 차원에서 처음으로 공식적으로 후보지 단일화 필요성을 언급한 것이다.

다만 아산과 예산 각 지역 입장에서는 해당 지역의 경제적 유발 효과, 유권자의 표심 등을 따져야 하는 탓에 어느 한 곳의 양보는 쉽지 않은 게 사실이다.

이로 인해 형제끼리 싸움을 하다가 결국 남만 좋은 일 시켰던 과거 사례를 반면교사해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 충남은 2018년 소방관 전문 병원인 소방복합치유센터 유치를 위해 홍성·예산·아산이 경쟁하다가 충북 음성에 최종 선정지를 내줬다.

당시 내포신도시 내 후보지를 두고도 예산군수와 홍성군수가 단일화를 거부한 채 경쟁했고, 정치권의 노력도 전무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음성은 충북 청주시, 음성군, 진천군 등이 후보지에 올라 증평·진천·괴산·음성까지 중부 4군이 후보지를 음성으로 단일화한 전략이 주효했던 것으로 평가된다.

또 2020년 중부해양지방경찰청도 보령, 서산, 당진, 홍성, 태안 등 도내 5개 시군이 경쟁을 벌이다 경기 시흥에 최종후보지를 뺏겼다.

입지 선정에 앞서 직원 후보지별 수요 조사에서 내포(홍성)가 1위를 기록했음에도 집안싸움에 역량을 결집하지 못해 고배를 마셨던 것이다.

2021년 한국섬진흥원도 보령과 홍성이 경쟁을 벌이다 후보지 선정을 불과 일주일 앞두고 단일화에 성공했지만 전남 목포가 최종 후보지로 선정됐다.

후보지 단일화로 도 차원의 역량 집중도 중요하고, 단일화 시기도 따져볼 필요가 있는 것이다.

이종필 충남도 대변인은 “과거 도내 시군 간 경쟁으로 기관 유치에 실패했던 경험이 있는 만큼, 이번에는 충남이라는 이름 아래 대승적으로 힘을 모아 좋은 결실을 맺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권혁조 기자 oldboy@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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