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투데이 황영택 기자] 이번 ‘충청역사실록’은 이번에는 대전을 벗어나 충청북도 영동으로 향했습니다. 바로 영동군 황간면 노근리 쌍굴다리입니다.
이 철도 다리는 1934년에 지어져 지금까지 경부선의 일부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1950년 7월, 이곳에서 한국전쟁사에 큰 상처를 남긴 비극적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1950년 7월 23일부터 29일까지, 한국전쟁 초기 북한군의 남진을 피해 남쪽으로 피난을 떠나던 영동 지역 주민들이 미군의 공습을 받게 됩니다. 폭격에서 살아남은 일부 피난민들은 경부선 철교 아래 쌍굴다리로 피신했습니다.
하지만 미군은 다리의 양쪽 출입구를 봉쇄한 채 7월 26일 오후부터 29일 오전까지 피난민들을 향해 집중 사격을 가했습니다. 이로 인해 수많은 민간인이 희생되었으며, 그 상흔은 아직도 다리 벽면에 총탄 자국으로 남아있습니다.
이 사건은 오랫동안 묻혀있다가 1999년 AP통신의 탐사보도를 통해 세상에 알려졌습니다. 이후 한미 공동 조사단이 구성되어 진상조사가 이루어졌고, 2001년 미국 정부는 공식적으로 유감을 표명했습니다.
현재 노근리에는 희생자들을 기리기 위해 평화 기념관, 추모탑, 희생자 위패봉안소, 평화공원 등 다양한 시설들이 조성되어 있습니다. 이곳은 단순한 추모 공간을 넘어 전쟁의 참상을 기억하고 평화의 소중함을 되새기는 교육의 장으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황영택 기자 0_taegi99@cctoday.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