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물가 둔화속 대전 신선식품지수 전월比 7.5% 상승
배추 88·시금치 80% ↑… 정부 공급대책 효과 시일 걸려
[충청투데이 조정민 기자] 명절이 다가오기도 전에 장바구니 물가에 비상이 걸렸다.
배추, 시금치 값이 폭등하고 돼지고기 등 농축산물 가격이 줄줄이 오르면서 추석 밥상 물가 부담을 키우고 있다.
충청지방통계청의 ‘8월 충청권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대전의 소비자물가지수는 전월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지만 신선식품지수는 전월 대비 7.5% 가까이 올라 가파른 상승세를 기록했다.
특히 채소류 가격이 급등하면서 장바구니 부담은 더욱 커졌다.
배추는 한 달 새 87.5%, 시금치는 80.1%로 각각 치솟아 명절 상차림에 직격탄이 될 전망이다.
토마토(40.3%)와 돼지고기(4.1%)도 상승세를 보이며 전반적인 먹거리 물가를 끌어올렸다.
결국 대전의 농축수산물 지수는 전년동월대비 7.3% 올라 128.33을 기록하며 통계 작성 이래 최고치를 달성했다.
생활물가지수 중 식품 부문 역시 같은 기간 4.1% 상승해 체감 물가 상승으로 이어지는 모양새다.
이 같은 가격 급등은 기상 악화와 수급 불안이 맞물린 결과로 분석된다.
여름철 긴 폭염과 장마로 채소 생육이 부진해지면서 가격이 단기간에 급격히 오른 것이다.
문제는 명절 소비에 미칠 파급 효과다.
배추·시금치 등은 김치나 전통 제수용으로 수요가 몰리는 대표 품목이어서 추석 장바구니 부담으로 직결될 가능성이 크다.
명절까지 한 달여 남은 가운데 현 추세가 이어질 경우 소비자들은 필요한 품목을 줄이거나 대체하는 선택을 할 수밖에 없다는 전망이다.
이는 곧 기대했던 명절 특수가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로도 이어진다.
이에 정부도 대응에 나선 상태지만 제한적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기획재정부와 농식품부는 비축 물량 방출과 할인 행사를 예고했지만 공급 확대가 실제 소비자 체감으로 이어지기까지 시간이 필요하다.
무엇보다 배추·시금치 같은 신선채소는 수입 대체가 쉽지 않아 단기적으로 가격을 잡는 데 한계가 뚜렷하다는 분석이다.
유통업계 일각에서는 추석 물가 전망도 녹록지 않다는 해석이다.
지역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추석 성수품인 사과는 물량 부족이 심각해 가격이 확실히 오를 것으로 보인다”며 “배추와 시금치도 단언하기는 어렵지만 폭염과 강원 지역 가뭄으로 공급 자체가 줄어 가격 불안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조정민 기자 jeongmin@cctoday.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