을지국무회의서 대북유화 의지 표명
9·19 군사합의 등 단계적 이행 준비
‘尹 거부권’ 방송·양곡·농안법 의결도

이재명 대통령이 18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을지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2025.8.18 사진=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18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을지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2025.8.18 사진=연합뉴스.

[충청투데이 김대환 기자] 이재명 대통령은 “싸울 필요가 없는 평화 상태가 가장 확실한 안보”라는 입장을 다시 한 번 밝혔다.

이 대통령은 18일 을지연습 시작에 맞춰 용산 대통령실에서 주재한 을지국무회의 모두발언에서 “진짜 유능한 안보는 평화를 지키는 것이다. 싸워서 이기는 것보다 싸우지 않고 이기는 것이 낫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취임 이후 대북 확성기 방송 중단 등 북한에 대한 유화 제스쳐를 취해온 이 대통령은 이날도 북한을 자극하지 않겠다는 뜻을 다시 한 번 표현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 대통령은 이날 6·15 공동선언과 9·19 군사합의 등 전 정부에서 사실상 파기된 남북 합의에 대해서 선제적인 복원도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급변하는 대외 여건 속에서 대한민국 국익을 지키고 외교적 공간을 넓혀 나가기 위해서는 남북관계가 매우 중요하다”면서 “관련 부처는 기존 남북 합의 중에서 가능한 부분부터 단계적으로 이행을 준비해 주시기 바란다”고 지시했다.

앞서 이 대통령은 지난 15일 광복절 경축사에서 남북기본합의서와 6·15 공동선언, 판문점 선언, 9·19 군사합의 등을 선제적·단계적으로 복원해 나가겠다고 밝힌 바 있다.

특히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이 이재명 정부의 대북 유화책을 ‘허망한 개꿈’이라고 비판한 이후에도 선제적 복원 의지를 다시 한 번 밝힌 셈이다.

다만 이 대통령은 대북 유화 발언과 함께 안보 역량 강화도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지금 필요한 것은 철통같은 대비 태세를 굳건히 유지하는 바탕 위에 긴장을 낮추기 위한 발걸음을 꾸준히 내딛는 용기"라면서 ”작은 실천들이 조약돌처럼 쌓이면 상호 간에 신뢰가 회복될 것이고 평화의 길도 넓어져서 남북이 함께 성장할 수 있는 그런 토대도 마련될 것“

그러면서 “이번 을지연습을 통해 우리의 안보 태세를 면밀히 점검하고 국가의 총체적인 위기관리 능력을 한층 더 발전시켜 나갔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이 대통령은 새로운 국가 동력인 K-컬쳐를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평화가 경제 안정의 토대라면 K-컬쳐는 국력 신장의 새로운 동력”이라면서 “케이판에서 시작된 열풍이 K-컬쳐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 K-문화강국을 향한 여정에 더욱 박차를 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k

한편 이날 국무회의에서는 윤 전 대통령이 재의요구권을 행사해 폐기됐던 방송법과 양곡관리법, 농수산물 유통 및 가격안정법 개정안 공포안이 심의·의결됐다.

방송법 개정안은 민주당이 추진하는 언론 개혁을 뒷받침하는 핵심 입법으로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편을 골자로 하고 있다.

양곡법과 농안법 개정안은 '식량 안보' 차원에서 쌀을 비롯한 주요 농수산물에 대한 수급·가격 안정의 의무를 정부에 지우는 내용을 핵심으로 하고 있다.

김대환 기자 top7367@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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