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생 지원책 효과 세종·충북 출생아수 상승
대전·세종은 감소… 2030 여성층 이탈 원인

출생아. 사진=연합뉴스. 
출생아. 사진=연합뉴스. 

[충청투데이 최광현 기자] 5월 출생아 수가 11개월째 증가세를 보이며 역대 최고 기록을 나타냈지만 충청권에서는 희비가 엇갈렸다.

23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5년 5월 인구동향'에 따르면 올해 5월 전국 합계출산율은 0.75명, 출생아 수는 2만309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3.8% 상승했다. 이는 5월 기준 14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이다.

충청권에서는 세종과 충북이 두드러진 상승세를 보였다. 세종은 지난해 211명에서 238명으로 12.8%, 충북은 599명에서 692명으로 14.1% 각각 상승했다. 특히 충북은 서울을 제외한 전국 시도 중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각 지역의 혼인 건수 증가도 긍정적 신호로 해석된다. 세종은 157건에서 170건(8.3%), 충북은 687건에서 714건(3.9%)으로 늘어 향후 출생아 수 증가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이 같은 배경에는 두 지역의 적극적인 저출생 대응 정책이 결실을 맺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세종과 충북은 전세자금 대출이자 지원, 출산지원금, 난임부부 시술비 등 결혼부터 출산 및 육아, 난임부부까지 전방위적 지원책을 펼치고 있다.

아울러 공공기관 이전으로 인한 젊은 인구 유입도 출생률 상승에 기여했다는 분석이다.

반면 대전과 충남은 출생률 감소세를 면치 못했다. 다만 대전은 605명에서 601명으로 0.7% 감소에 그쳐 하락폭이 미미했다. 여기에 혼인 건수는 669건에서 759건으로 13.4% 상승해 충청권 내 최고 상승률을 기록하며 향후 반등 가능성을 보여줬다.

충남은 출생률, 혼인 건수 모두 저조한 것으로 확인됐다. 출생아 수가 845명에서 824명으로 2.5% 줄어든 데 이어 혼인 건수마저 833건에서 811건으로 2.6% 감소했다. 충남 출생률과 혼인건수 저하의 주요 원인으로는 2030 여성 이탈이 지목된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충남지역 지방소멸의 주요 특징 및 정책적 시사점' 보고서를 보면 최근 10년간 충남 인구는 2.8% 증가했지만, 남성 1만1000명이 유입된 반면 여성은 8000명 가량 빠져나갔다.

충남은 반도체·석유화학 등 제조업 중심의 경제구조로 남성 중심 일자리는 풍부하지만 여성이 선호하는 양질의 일자리는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여성 고용 비중이 높은 서비스업도 도소매·숙박음식점 등 저부가가치 업종에 집중돼 있어 젊은 여성층이 다른 지역으로 발길을 돌리고 있다.

이혼 건수는 충청권 전 지역에서 일제히 감소했다. 충북이 279건에서 207건으로 25.8% 감소해 가장 큰 폭의 하락세를 보였고, 대전도 258건에서 196건으로 24% 줄었다. 세종은 46건에서 42건(8.7%), 충남은 384건에서 371건(3.4%) 각각 감소해 충청권 전반에 걸쳐 가족 안정성이 개선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광현 기자 ghc0119@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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