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차장·전기실 등 침수되며 사실상 마비 상태
복구 한달 이상… 감염병 예방 업무 차질 우려
[충청투데이 권혁조 기자] 충남도 보건환경연구원이 지난 17일 내린 폭우로 건물 지하주차장과 전기실이 침수돼 사실상 업무마비 상태에 빠졌다.
특히 이번 침수로 지하에 있던 전기실은 물론 비상 발전시설 모두 심각한 피해를 입으면서 완전 복구에는 한 달 이상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충남 곳곳에서 폭우 피해가 발생, 수인성 감염병과 해충 번식 위험까지 증가한 시점에서 연구원이 제 기능을 못할 경우 도민들의 안전과 건강에 직격탄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21일 충남보건환경연구원(이하 충남보건연구원) 등에 따르면 연구원은 지난 16~17일 새벽 사이에 홍성 인근에 내린 폭우로 지하 주차장과 공용차량, 지하 전기실 등이 물에 잠겼다.
당시 폭우로 인해 지하주차장은 0.8m 가량 침수되면서 주차돼 있던 연구원장 전용차량 등 관용차 5대와 직원 차량 2대 등 총 7대가 침수됐다.
또 지하주차장과 연결돼 있던 전기실은 약 2m 가량 물이 차며, 연구원 전체가 정전됐다.
특히 충남보건연구원은 비상시를 대비해 별도의 발전시설을 갖추고 있었지만, 비상 시설마저 지하에 위치해 침수되면서 피해를 더욱 키웠다.
당시 연구원 당직자는 “새벽 6시경 연구원 1층 주차장과 지하주차장에 물이 차고 있는 것을 확인하고, 모래둑을 쌓아 막아 보려 했지만, 혼자 힘으로 막기에는 도저히 역부족이라고 느껴 119에 신고하고 비상연락망을 가동했다”며 “일부 직원들이 출근해 연구원 입구에 제방을 쌓고 피해 최소화를 위해 노력했다”고 말했다.
지난 17일 오전 5~6시경 연구원이 위치한 홍성에는 시간당 90㎜가 넘게 내렸다.
21일 본지 기자가 방문한 충남보건연구원은 침수 발생 5일이 지난 현재까지 직원들이 지하주차장 바닥에 쌓인 토사를 치우고 있었고, 지하주차장보다 1m 이상 낮은 전기실은 손조차 쓰지 못하고 있었다.
한전 등에서 비상전력을 끌어와 연구원 일부 사무실에는 전기가 들어 왔지만, 연구·실습실은 정상 가동이 불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상 연구원 기능이 상실된 것으로, 완전 복구에 얼마나 걸릴지는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한편으로 충남보건연구원의 이번 침수피해와 관련해 사전조치는 물론 피해발생 당시 보고 체계, 피해가 커진 점에 대한 원인 파악 등이 제대로 진행됐는지 의문이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충남도 등 관계기관의 철저한 원인 규명 및 진상조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정금희 보건환경연구원장은 “우선 침수 피해를 복구한 후 향후 조치 계획 등에 대해 밝히겠다”며 “연구·실습실은 정상 가동이 가능하도록 모든 방법을 강구해 이번 주 금요일 내에 조치를 완료하겠다”고 말했다.
권혁조 기자 oldboy@cctoday.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