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 지킨 72시간… 인명 피해 제로 성과
주택화재 등 재난 대응 역량 전국서 모범
[충청투데이 윤양수 기자] 밤새 퍼붓던 폭우 속에도 청양군은 침착했다. 청양군청 안전총괄과 재난상황실 불빛은 꺼지지 않았고 공무원들은 한밤중에도 토사 제거와 대피 안내에 나섰다. 이번 집중호우 속 인명 피해 ‘0’. 이 성과는 청양군이 꾸준히 다져온 위기대응 시스템의 힘이다.
이번 집중호우에서도 청양군의 위기관리 역량은 빛을 발했다. 지난 16일 오후 호우주의보 발효 후 7시경 호우경보로 상향된 뒤 최대 누적 강우량 383㎜, 시간당 최대 57㎜의 강한 비가 쏟아졌지만 청양군은 인명 피해 없이 상황을 넘겼다. 이는 평소 군이 구축한 체계적인 재난대응 시스템과 공무원들의 신속한 현장 대응 덕분이다.
실제로 인근 부여군과 예산군은 이번 호우로 큰 피해를 입었다. 부여군은 이틀간 최고 330㎜의 폭우로 주택 침수, 도로 붕괴, 산사태 피해가 잇따랐으며 예산군은 삽교읍 용동리 하천 제방 붕괴로 주택 55동과 농경지 8.7ha가 물에 잠겼다. 현재도 복구 작업이 한창이다.
반면 청양군은 호우주의보 발효 직후 재난안전상황실을 24시간 비상체제로 전환하고 산사태 취약지역 주민들에게 일몰 전 사전대피를 지시했다. 각 부서는 긴밀히 협력해 도로 토사 제거, 붕괴지 응급조치, 농경지 배수 작업 등을 신속히 시행했다. 이러한 선제 대응 덕분에 피해 규모는 최소화됐다.
18일 김돈곤 청양군수는 안전총괄과장, 관련 부서 팀장들과 함께 피해 현장 9곳을 긴급 점검했다. 남양면 용두리 양어장에서 시설 침수 피해를 확인하며 농가를 위로했고 구룡천 제방 일부 유실 현황을 살펴 조속한 보강 조치를 지시했다. 운곡면과 대치면의 농·축산시설, 지방하천, 도로 등 공공시설을 차례로 방문한 그는 “군민 안전이 최우선”임을 강조했다.
청양군의 이 같은 대응은 하루아침에 이루어진 것이 아니다. 군은 2024년 행정안전부 장관 기관표창을 수상했고 2024~2025년 2년 연속 ‘안전한국훈련’ 우수기관으로 선정됐다. 지난해 재난대비 상시훈련에서는 드론과 재난안전통신망(PS-LTE)을 활용해 실제 상황을 방불케 하는 훈련을 펼쳤다. 당시 280명의 인원과 40대의 장비가 투입돼 공무원들은 각자 맡은 바 임무에 몰입했다.
특히 눈에 띄는 성과는 ‘주택화재 피해주민 지원 매뉴얼’이다. 청양군은 이를 도내 최초이자 전국 두 번째로 자체 수립·배포했다. 피해 주민의 신속한 일상 복귀를 돕기 위해 긴급주거, 구호품 지원, 정신건강 서비스 등 총 12개 항목이 담겼다.
하천관리팀도 빼어난 성과를 냈다. 수해 피해가 컸던 온직천 재해복구사업을 단 3년 만에 완료, 국·도비 전액을 적기에 집행하며 예산 반납 없이 사업을 마무리했다. 이는 아직 복구가 진행 중인 부여군·보령시와 극명한 대비를 이룬다.
청양군의 재난상황 관리체계는 한층 강화됐다. 군은 2025년 7월부터 충남 도내 4번째로 24시간 전담 운영 재난안전상황실을 가동하고 있다. 평일 주간은 재난상황팀 3명이 야간·주말에는 기간제 근로자 6명이 2인1조로 3교대 근무를 하며 위기상황에 신속히 대응하고 있다.
김돈곤 군수는 “이번 집중호우에서도 공직자들이 밤낮없이 현장을 누비며 신속한 복구와 추가 피해 예방에 최선을 다한 덕분에 큰 피해 없이 넘어갈 수 있었다”며 “앞으로도 군민 안전을 최우선으로 삼고 위기 때마다 가장 먼저 나서는 행정을 펼치겠다”고 말했다.
윤양수 기자 root5858@cctoday.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