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폐위기 몰린 지역서점]
2년째 지역서점 지원 예산 편성 안돼
독서모임·저자 행사 등 스스로 모색
차별화된 방식·지원 필요 목소리 높아

이용주 우문투북스 대표. 사진=김지현 기자
이용주 우문투북스 대표. 사진=김지현 기자

[충청투데이 김지현 기자] "책만 팔았다면 벌써 문을 닫았을 겁니다. 우리는 지금도 지역에 독립서점이 왜 필요한지 계속 설득하고 있어요."

대전시의 지역서점 지원 예산이 2년째 편성되지 않으면서, 지역 독립서점들이 자립의 길을 모색하고 있다.

지자체의 지원이 끊긴 상황에서 단순한 책 판매만으로는 생존이 어렵다 보니, 지역 서점들은 독서모임과 저자 초청 행사 등을 통해 서점 존재 이유를 시민들에게 알리고 있는 것이다.

유성구 어은동에서 10년째 운영 중인 독립서점 ‘우문투북스’는 저자초청행사, 독서모임 등을 통해 시민과 책을 연결하는 고리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이용주 우문투북스 대표는 "단순히 책을 유통하는 공간이 아니라, 책을 통해 가치를 나누는 공간"이라며 "서점이 사라지고 있는데, 누구나 편하게 앉았다 가도 되는 공간을 지켜야 한다는 소명감으로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오랜 시간 지역민과 함께해 온 우문투북스도 최근 불경기 등으로 손님이 크게 줄었다.

이 대표는 "경제 상황이 좋지 않다보니 손님들도 눈에 띄게 줄어 저자 초청 행사 등을 여는 데 부담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서울에서 저자를 초청하면 최소 35만~40만원의 비용이 드는데, 이런 행사를 신생 서점은 감당하기 어려운 구조"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다양한 행사가 서점에 방문할 계기를 만들어주는 통로가 된다"며 "문화공간으로서 지역서점이 자립할 수 있도록 지속적이고 실질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민철 바베트의만찬 대표. 사진=김지현 기자
김민철 바베트의만찬 대표. 사진=김지현 기자

서구 갈마동에 있는 서점 ‘바베트의만찬’도 우문투북스와 마찬가지로 집과 학교, 직장 사이 시민들이 머물 수 있는 ‘제3지대’를 지향하고 있다.

책을 매개로 한 북토크, 시사잡지 토론, 독서모임 등을 운영하며 서점의 존재 이유를 계속해서 설득하고 있다는 것이 김민철 바베트의만찬 대표의 설명이다.

김 대표는 "개인주의 시대라 해도 사람들은 여전히 어딘가에 소속되고 싶은 욕구가 있다"며 "특히 대전으로 온 청년들이 서점을 통해 소속감을 느끼고 지역에 정착할 이유를 찾길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역 서점의 자립에 맞춰 차별성을 가질 수 있는 방식으로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책을 문화유산으로 보고, 지역 자원으로서 서점이 가진 역할을 인식하고 지원하는 정책이 필요하다"며 "시설 개선이나 콘텐츠 기획 등 서점이 차별성을 가질 수 있는 방식으로 지원이 이뤄진다면 지역 독서 문화도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지현 기자 wlgusk1223k@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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