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22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권선구 경기도보건환경연구원에서 연구원들이 채취한 바닷물에서 비브리오패혈증균 선택배양작업을 시연하고 있다. 2024.5.22 사진=연합뉴스. 
22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권선구 경기도보건환경연구원에서 연구원들이 채취한 바닷물에서 비브리오패혈증균 선택배양작업을 시연하고 있다. 2024.5.22 사진=연합뉴스. 

해수 온도가 상승하는 시기가 도래하면서 비브리오패혈증균의 확산 가능성도 높아져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지난달 말 전북 서해안에서 올해 첫 비브리오패혈증균이 검출된 데 이어 최근 올해 첫 환자도 발생했다. 70대 환자는 지난 1일부터 설사와 복통, 다리 부종 등으로 충남 소재 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다가 최근 비브리오패혈증 진단을 받았다. 기후변화 영향으로 해수 온도가 상승하는 시기가 길어져 비브리오패혈증 위험기간도 길어지고 있고 발생 시기도 빨라지고 있다.

비브리오패혈증은 비브리오 불니피쿠스(Vibrio vulnificus)균에 감염되어 발생하는 급성 패혈증으로 치사율이 무려 50%에 달하는 위험한 질병이다. 주로 오염된 어패류를 날것으로 섭취하거나 상처 난 피부가 오염된 바닷물에 노출될 때 감염된다. 지난해엔 전국적으로 49명이 감염돼 21명이 사망하는 등 매년 큰 피해를 야기하고 있다. 보건당국과 지자체에서는 3급 법정 감염병인 비브리오패혈증 예방을 위해 검사 체계를 강화하고 예방을 위한 홍보활동을 강화하고 있지만 안타까운 사례는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비브리오패혈증 예방을 위해서는 어패류는 반드시 익혀 먹고 피부에 상처가 있는 사람은 바닷물 접촉을 피해야 한다. 또 어패류 관리 및 조리 시에는 위생 수칙 준수해야 한다. 만성 간 질환자와 당뇨병, 알코올 의존증 등 기저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들은 감염 가능성과 치사율이 더 높아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국민 건강을 보호하고 인명 피해를 최소화 하려면 개개인의 주의와 함께 보건당국의 보다 선제적이고 강화된 대책이 필요하다. 매년 반복되는 대책을 넘어 보다 선제적이고 강력한 조치가 필요하다.

우선 기존 하절기 중심의 감시에서 벗어나 길어진 발생시기를 반영한 연중 감시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아울러 해수욕장과 항·포구, 위·공판장 등 비브리오패혈증균 검출 가능성이 높은 지역을 중심으로 감시 지점 확대도 필요하다. 또 식중독 검사 차량 등을 활용해 수족관물이나 어패류에 대한 비브리오패혈증균 오염 여부를 신속하게 확인하는 조치도 철저하게 이뤄져야 한다. 이와 함께 질병관리청과 해수부, 지자치 등 유관 기관들의 유기적인 협력을 통한 빠른 대응도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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