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흥준 논산·계룡 담당 국장

김흥준 논산·계룡 담당 국장
김흥준 논산·계룡 담당 국장

[충청투데이 김흥준 기자] 대한민국 산업 지도가 바뀌고 있다. 더 정확히 말하면, 바꿔야 할 때가 됐고 그 변화의 중심에 논산시가 서 있다. 수도권 중심의 국방·군수산업 구도가 무너지고, 지방이 중심이 되는 국방경제의 새 판이 충남 논산에서 시작됐다.

지난 1일부터 논산 국방국가산업단지의 보상사업소가 본격 가동됐다. 이건 단순한 행정절차의 시작이 아니다. 이는 ‘계획의 단계’를 넘어 ‘실행의 단계’로 진입했다는 강력한 신호다. 현장이 움직였다는 것, 그것은 곧 논산의 전략이 통했다는 증거다.

이 변화를 끌어낸 건 탁상 위의 기획이 아니다. 실질적으로 국가 행정을 흔들고, 중앙부처를 움직인 지방행정 수장, 바로 백성현 논산시장의 의지다. 그는 1년 4개월이라는 시간을 앞당겼다. 수차례 정부부처와 LH 본사를 직접 방문하며 논산의 전략적 위치와 국방산업의 국가적 필요성을 설득했고, 결국 중앙은 움직였다. 이것이야말로 지방자치단체장의 책임감이자 전략적 리더십의 전형이다.

논산 국방국가산업단지는 1607억 원이 투입되는 대형 프로젝트다. 연무읍 일대 26만 평 규모로 조성되며, 향후 100만 평 규모의 국방특화단지로 확장될 예정이다. 이곳은 단순한 산업단지가 아니다. 대한민국 최초의 ‘전력지원체계 중심’ 국방산단, 즉 군수산업·부품정비·무기체계 지원 산업이 집약되는 전략 거점이다. 논산은 이를 기반으로 국방기술혁신, 방산기업 유치, 군 관련 R&D까지 품은 ‘국방군수산업도시’로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이번 사업은 단순한 국책사업 유치가 아니다. 지방이 전략을 세우고 국가를 설득해 결국 국가정책을 바꿔낸 결정적 사례다. 논산은 더 이상 수동적으로 중앙의 결정을 기다리는 지방이 아니다. 직접 기획하고, 유치하고, 실행까지 끌고 가는 지방 주도형 국가사업 추진 모델을 현실로 만들어냈다. 이것이 대한민국 국방경제의 미래 모델이다.

경제적 효과는 숫자로도 확실하다. 생산 유발효과 2200억 원, 고용 창출 1700명. 하지만 그 이상의 가치는 지역 청년의 귀환, 기업의 이전, 지역 경제 자립이라는 눈에 보이지 않는 변화에서 시작된다. 이는 논산이 단순한 행정단위를 넘어, 국가 전략의 실험장이자 성공 사례로 나아가고 있음을 의미한다.

논산은 이미 해냈다. 이제는 국가가 응답할 차례다. 국방산업의 지방 분산, 군수지원체계의 혁신, 지역 중심의 국방경제 플랫폼 구축은 논산이 먼저 실현해 보이고 있다. 정부는 이 흐름에 더 과감히 힘을 실어야 한다. 수도권 중심, 대기업 중심의 산업 정책은 이제 한계에 다다랐다. 논산이 증명한 것처럼, 지방이 산업의 전략 거점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국가가 공식적으로 인정해야 할 시점이다.

논산은 멈추지 않는다. 이번 보상사업소 가동은 서막에 불과하다. 2026년 착공, 2029년 완공을 향해, 논산은 대한민국 국방경제의 심장을 세우고 있다. 그 심장은 이미 뛰기 시작했다.

김흥준 기자 khj50096@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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