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금고 지정 관련 설명회 잇단 개최
신청서 접수 후 심의위 거쳐 지정 계획
농협 독주속 복수 은행간 경쟁 전망도

5대 시중은행 로고. 사진=연합뉴스
5대 시중은행 로고. 사진=연합뉴스

[충청투데이 권혁조 기자] 대전과 충남·북교육청의 새 금고지기 선정을 앞두고 NH농협은행(이하 농협)의 아성이 유지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충남·북을 중심으로 그동안 금고 지정을 위한 일반경쟁에서 모습을 찾기 어려웠던 4대은행 중 일부의 참여 의사가 감지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압도적인 지역 내 점포 수와 농촌 사회공헌활동 등을 앞세워 사실상 무혈입성을 했던 농협 독주체제에서 복수은행 간의 치열한 경쟁이 펼쳐질 수 있는 것이다.

대전시교육청과 충남·북교육청은 교육금고 약정기간이 오는 12월 31일 만료함에 따라 2026년∼2029년까지 4년간 운영할 금융기관을 일반경쟁 입찰 방식으로 모집한다.

이에 따라 최근 금고 지정 관련 설명회를 개최했고, 충북은 7~9일, 충남은 오는 19∼20일 신청서 접수 후 금고지정심의위원회 심의·평가를 거쳐 교육금고를 지정할 계획이다.

대전시교육청은 금고 지정 일반 공고를 계획 중이다.

금고지정 평가항목과 배점기준(충남교육청 기준)은 △금융기관의 대내외적 신용도 및 재무구조의 안정성(31점) △교육청에 대한 대출 및 예금금리(22점) △교육수요자 및 교육기관의 이용 편의성(19점) △금고업무 관리능력(21점) △교육기관 기여 및 교육청과 협력사업(7점) 등이다.

교육청 단일금고로 지정될 경우 대전은 2조 7971억원, 충남은 약 4조 6000억원, 충북은 약 3조 8000억원 규모의 교육비특별회계, 기금 등을 운영한다.

특히 이번 금고 선정 과정이 이전과 다른 점은 금고 선정 닻이 오른 충남과 충북에서 4대 은행 중 설명회부터 적극적인 도전 의사를 내비치는 곳이 나타났다는 점이다.

도 교육청 관계자는 “과거의 설명회에는 농협만 참석, 이후 입찰에서도 농협만 단독응찰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지만 이번에는 하나은행(충남), 하나·우리은행(충북) 관계자들이 참여해 금고 도전의지를 밝혔다”고 말했다.

농협 독주체제에서 복수 은행 간의 경쟁이 펼쳐질 수도 있는 것이다.

하지만 금융기관의 대내외적 신용도, 예·대금리 등의 평가 항목에서는 농협과 시중은행의 차이는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면서 도·농 혼재지역인 충남·북에서 농협의 아성을 무너뜨리기는 역부족일 것이라는 게 지역 경제계의 중론이다.

실제 충남의 경우 4대 시중은행의 점포수가 각각 20여곳 전후인데 비해 농협은 농협은행 63곳, 지역농협 445곳(2023년 기준) 등 500여곳에 달하고, 농촌봉사활동 등 지역과 밀착하며 쌓아온 편의성과 신뢰도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기 때문이다.

지역 한 금융권 관계자는 “다수의 금융기관이 경쟁하는 것은 긍정적인 모습이지만 농촌지역이 많은 충남·북에서 시중은행이 농협을 이기는 것은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권혁조 기자 oldboy@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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