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일반계 고교 중 유일 6학급 유지
학부모들, 입시 불이익·예산 차등 지적
도교육청 “단순 차별로 보기는 어렵다”

충주 중산고등학교 전경.
충주 중산고등학교 전경.

[충청투데이 김의상 기자] 충북 충주시에서 2021년부터 시행된 고교 평준화 제도가 4년째를 맞았지만, 중산고등학교만 유독 적은 학급 수를 유지하면서 학부모들과 학교 측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충주미덕학원(이사장 안건일) 산하 중산고는 평준화 시행 이후에도 1~3학년 모두 6학급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반면 충주고, 충주여고, 예성여고, 대원고는 각 학년당 8학급, 국원고는 7학급이 배정돼 있어, 중산고만 유일하게 2개 학급이 적은 셈이다.

학급 수가 줄면 입학생 수도 감소하고, 이에 따라 내신 성적 산출에서 불리할 뿐 아니라 교육청 예산 배정 등에서도 차등이 발생하게 된다.

실제로 중산고 입학생 수는 ▲2023년 150명 ▲2024년 144명 ▲2025년 138명으로 해마다 감소하고 있다. 학교 측은 이로 인해 진학지도와 교육과정 운영에 어려움이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중산고는 최근 몇 년간 괄목할 입시 성과를 기록하며 교육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2025학년도 수시전형에서는 서울대 3명, 연세대·고려대에 4명이 합격했고, 의대·치대·한의대·수의대·약대 등에서 12명의 합격자를 배출했다.

이외에도 서울·경기권 주요 대학에 60명 이상이 진학해 학생 수 대비 전국 최고 수준의 성과를 거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중산고 학교 측과 학부모회는 충북도교육청과 충주교육지원청에 학급 수의 형평성 있는 조정을 지속적으로 요구하고 있다.

학교 관계자는 “고교 평준화는 교육 기회의 균등을 전제로 하지만, 중산고만 구조적으로 불이익을 받고 있는 것은 제도의 본래 취지에 어긋난다”고 말했다.

한 학부모는 “아이를 중산고에 보내고 싶어도 6학급 체제로 인한 높은 경쟁률 때문에 진학을 포기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며 “학급 수 부족으로 내신 성적 불이익은 물론 교육 환경까지 차별받는 현실을 더는 방치해선 안 된다”고 호소했다.

이에 대해 충북도교육청 관계자는 “충주 전체 학생 수 감소와 지역 교육 여건을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며 “중산고에서 매년 8학급 상향 요청이 접수되고 있으며, 교직원 구성, 교육시설, 지망률 등 다양한 요소를 고려해 판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중산고뿐 아니라 다른 일반고도 학생 수 감소로 기존 10학급에서 8학급으로 줄어든 상황”이라며 “중산고도 과거 8학급에서 6학급으로 줄어든 만큼 단순한 차별로 보긴 어렵다”고 해명했다.

또한 “충북 도내 다른 시·군에서는 충주와 같은 방식으로 학급 수가 조정된 것은 아니지만, 전체적인 지망률과 학생 수 감소 상황에 따라 향후 다른 학교들도 학급을 줄여야 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중산고 학부모들과 학교 측은 “학급 수가 조속히 평준화되지 않으면 교육 형평성과 입시 경쟁에서의 불이익이 지속될 수밖에 없다”며 교육당국을 상대로 대응을 이어가겠다는 입장이다.

김의상 기자 udrd88@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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