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 기부 故 이복순 여사 이어 두 번째 높아

19일 충남대에서 열린 발전기금 전달식에서 윤근 여사가 충남대에 40억원 상당의 발전기금을 전달하고 있다. 사진=박영문 기자
19일 충남대에서 열린 발전기금 전달식에서 윤근 여사가 충남대에 40억원 상당의 발전기금을 전달하고 있다. 사진=박영문 기자

[충청투데이 박영문 기자] 35년 전 김밥 장사로 일군 50억원대의 재산을 쾌척한 고 이복순 여사(법명 정심화)에 이어 충남대에 고액의 독지가가 다시 등장했다.

주인공은 충남 청양에서 태어나 한국전쟁 등 격동의 세월을 거쳐 현재 부산 영도구에 거주하고 있는 윤 근 여사(88).

충남대는 19일 교내에서 발전기금 기부 행사를 열고 윤 여사로부터 부산 영도구에 위치한 40억원 상당의 부동산을 기부받았다.

이는 충남대 개인 기부로는 고 이복순 여사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고액이다.

1937년 농사꾼 아버지와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윤 여사는 어린 시절부터 순탄치 못했다.

이미 3세 때 어머니를 여의었고, 13세에는 아버지마저 돌아가시며 초등학교 입학은 엄두도 내지 못한 정도로 어려운 형편이었다.

또 19세 때 무작정 상경해 도자기 공장, 행상 등으로 생활을 이어갔지만 서울 생활도 녹록지 않았고, 결국 청양으로 돌아왔다.

그러다 1970년 12월 이웃의 말만 듣고 단돈 500원을 들고 당시 호황을 누리고 있던 부산으로 내려가 가정집 가사 관리, 숙박업소 허드렛일 등을 마다하지 않고 일을 했다.

이후 10년 만에 영도 남항 인근 2층짜리 ‘동남여관’을 인수하며 숙박업에 뛰어들었고 날로 번창해 1995년에는 같은 자리에 6층 규모의 새 건물을 지었다.

길고 긴 타향살이 때문이었을까.

윤 여사의 마음 한 켠에는 항상 고향에 대한 그리움이 있었다.

그러다 김밥 할머니라 불리는 고 이복순 여사의 기부 소식을 접한 윤 여사는 '때가 되면 고향의 대학에 기부하고 싶다'는 결심을 했고, 그 대상은 충남대가 됐다.

윤 여사는 이날 행사에서 “어려운 학생들이 훌륭한 학생이 되기를 바랄 뿐”이라며 “바라는 것은 없고 작은 돈이지만 평생을 모은 돈이기에 훌륭한 학생이 나오는 것이 유일한 보람”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충남대 발전기금재단은 윤 여사로부터 받은 부동산에 대해 교육시설, 수련원 등 다각도의 활용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한편 고 이복순 여사는 1990년 김밥 판매와 여관 경영으로 평생 모은 현금 1억원과 50억원 상당의 부동산을 충남대에 기부했다.

이 여사의 기부는 당시 전국적으로 커다란 반향을 일으켰으며 충남대는 그 뜻을 기리기 위해 이듬해 1월 재단법인 정심화장학회를 설립했다.

 

충남대가 윤근 여사로부터 기부받은 부산 영도구 소재 건물 전경. 충남대 제공
충남대가 윤근 여사로부터 기부받은 부산 영도구 소재 건물 전경. 충남대 제공

 

박영문 기자 etouch84@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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