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신용보증재단 보증신청건수
1만1448건… 전년동기比 3718건↑
불경기에 대전·충남도 마찬가지
상황 개선할 요인 없는 게 더 문제
“돈 쓸 분위기 만들어야” 목소리
[충청투데이 이용민 기자] 올들어 금융 지원을 신청하는 충청권 지역 소상공인들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장기적인 소비 침체 분위기를 반전할 정책적 지원이 요구된다.
14일 충북신용보증재단(이하 충북신보)에 따르면 지난 11일까지 올해 접수된 소상공인 보증신청 건수는 1만 1448건으로 전년 같은 기간 7730건에 비해 3718건(48.1%) 늘어났다.
충북신보 관계자는 "지난해보다 소상공인들의 경영상황이 안 좋아진 것 같다. 손님이 너무 없어 장사가 안된다는 하소연이 많다"고 말했다.
충북신보는 은행들의 출연금을 기반으로 소기업·소상공인들에 금융지원을 하고 있다. NH농협은행 사례처럼 은행이 30억 6000만원을 특별출연하면 충북신보는 이를 재원으로 15배 규모인 459억원의 보증 우대 지원을 하는 방식이다. 보증료율 0.2%p를 감면하는 등 우대 혜택도 있어 이를 이용하는 소상공인들이 많다.
대전 지역 사정도 비슷하다. 지난 1월 1일부터 3월 14일까지 대전신보 총보증 건수는 1만 2571건으로 전년 같은 기간 5158건보다 143.7% 늘었다.
충남지역도 신용보증재단으로 지난 13일까지 접수된 보증신청 건수는 1만 1288건으로 전년 동기 1만 340건보다 10% 가량 증가세를 보였다.
대출이 늘고 있다는 점도 눈에 띄지만 상황을 개선할만한 요인이 없다는 점이 문제다. 신용 한도에 비해 적은 금액을 대출하는 사례도 많은데 ‘더 빌리면 갚을 자신이 없다’는 것도 한 이유였다.
당장 가게 문을 열기 위해 돈을 빌리긴 하지만 장기간 영업을 이어가는 데 대해 비관적 인식을 갖고 있다는 얘기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1월 충청권 4개 시도 자영업자 수는 약 66만명으로 지난해 10월 70만명에서 4만명 가까이 감소했다.
소상공인들은 대출 연장이나 이자 지원도 좋지만 침체된 소비심리를 끌어올릴 대책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청주 지역 외식업계 관계자는 "당장 금융 지원을 받아 가게 문은 열 수 있겠지만 결국 손님이 와야 하지 않겠나"라며 "사람들이 돈을 쓸 수 있도록 분위기 전환이 필요한 거 같다"고 말했다.
송치영 소상공인연합회장은 지난 13일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겸 경제부총리와 만나 소상공인들을 벼랑 끝으로 내모는 요인으로 생산비용 상승과 소비심리 냉각을 지목하며 내수활성화 대책을 건의했다.
정부는 민생회복을 지원하기 위한 추가경정예산을 추진 중이다. 방식에 있어서는 전국민 지원이냐, 타겟 집중 지원이냐를 놓고 이견이 있지만 소상공인들을 위한 재정 투입이 필요하다는 데에는 정부와 여야 정치권 모두 공감하고 있다.
대전에서는 지역화폐를 재발행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기도 했다.
박효서 대덕구의원은 14일 임시회에서 "코로나19 위기 속에서 지역사랑상품권이 재난지원금으로 지급됐을 때 소상공인이 실질적인 경제적 효과를 체감할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소상공인들의 어려움에는 높은 자영업 비중, 온라인 소비 증가 등 구조적인 요인이 큰 만큼 직업 전환 교육 등 중장기적인 정책적 지원도 필요해 보인다.
이용민 기자 lympus@cctoday.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