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철웅 국가보훈부 대전지방보훈청 보훈과장
대한민국 민주주의 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사건 중 하나는 바로 3·8민주의거다. 1960년 3월 8일, 대전에서 고등학생들이 주축이 되어 독재 정권의 부정선거와 부패에 맞서 용기 있게 거리로 나섰다. 이들의 외침은 전국적인 민주화 열기로 확산됐고 결국 4·19혁명의 도화선이 됐다. 이러한 민주주의 정신을 기리기 위해 정부는 3·8민주의거를 국가기념일로 지정했으며 대전에서는 3·8민주의거기념관이 건립돼 역사적 의미를 계승하는 공간으로 자리 잡고 있다.
3.8민주의거는 1960년 3월 15일로 예정된 부정선거를 앞두고 이를 규탄하기 위해 대전지역 고등학생들이 자발적으로 조직한 시위였다. 당시 대전고등학교, 대전상업고등학교, 대전사범학교, 보문고등학교, 호수돈여자고등학교, 대전여자고등학교 등의 학생들이 중심이 돼 시위에 참여했으며 이후 중학생들까지 합세하면서 대전 시내 곳곳에서 시위가 펼쳐졌다. 경찰의 강경 진압에도 불구하고 학생들은 물러서지 않았고 이들의 외침은 곧 전국적인 민주화 운동으로 확산됐다.
이러한 역사적 가치를 인정받아 정부는 3·8민주의거를 2018년 국가기념일로 지정했다. 매년 3월 8일마다 대전에서 정부기념행사가 열리고 있으며 이를 통해 우리는 과거의 민주화 운동이 단순한 역사가 아니라 오늘날 우리가 누리는 민주주의의 근간이 되었음을 되새기고 있다.
이제 우리는 3·8민주의거의 정신을 더욱 깊이 배우고 기억할 수 있는 공간을 가지게 됐다. 3·8민주의거기념관은 대전시 중구 선화동에 조성됐으며 지난 2024년 11월 개관했다. 기념관 내부에는 3·8민주의거의 전개 과정, 당시 시위에 참여했던 학생들의 증언, 관련 신문기사와 사진자료, 학생들의 결의문 등이 전시돼 있다. 또 방문객들이 당시의 상황을 체험할 수 있는 디지털 전시관, VR체험공간 등이 마련돼 있어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민주주의의 가치를 배우고 느낄수 있도록 했다.
3·8민주의기념관은 단순히 과거를 기리는 공간이 아니다. 그것은 미래 세대에게 민주주의의 가치를 교육하고 시민의식을 함양하는 역할을 한다. 다가오는 3·8민주의거기념일을 맞아 더 많은 시민들이 이곳을 방문해 민주주의의 소중함을 되새기기를 바란다. 기념관을 통해 우리는 과거를 배우고 현재를 성찰하며, 더 나은 미래를 만들어갈 수 있을 것이다. 3.8민주의거의 정신이 우리의 일상 속에서 살아 숨 쉬도록 기념일과 기념관에 대한 관심을 더욱 키워 나가길 바란다.
